재일교포 3세 안성민씨 / 매년 남해성 명창 찾아
“판소리 줄거리에는 선조들의 애환이 녹아있어 소리를 할수록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재일교포 4, 5세대들에게 우리의 소리를 통해 뿌리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지리산 구룡계곡에서 판소리를 연마하고 있는 재일교포 3세 안성민씨(50·여·일본 오사카).
안씨는 매년 남해성 명창(무형문화재 5호)이 지리산 구룡계곡에서 운영하는 ‘여름 산 공부(독공·獨功·판소리 가객(歌客)들이 득음(得音)을 하기 위해 토굴 또는 폭포 앞에서 하는 발성 훈련)’ 캠프에 참가해 소리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올해로 15년째다.
대학시절 선배를 통해 판소리를 처음 알게 됐다는 안씨는 “처음 판소리를 들었을 때 ‘사람이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의아해 했다”며 “판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에 빠져들게 돼 소리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 1998년 한국으로 건너 왔다.
당시 대학 선배의 도움으로 광주의 한 극단에서 판소리 공연을 하는 것을 보며 소리공부를 시작했다는 것.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소리를 공부한 그는 2001년 우연한 기회에 남해성 명창을 만나면서 그의 소리 인생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는 이 때부터 매년 구룡계곡 여름 산 공부 캠프에 참가해 기량을 연마하고 있다.
그는 여름 산 공부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일반 직장 대신 방학이 있는 대학을 선택했다. 현재 일본 오사카산업대(大阪産業大)와 리쯔메이깡대학(立命館大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오사카에서 분기별로 판소리 공연을 펼치는 등 판소리 저변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스승인 남해성 명창과 함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에서 공연을 할 때마다 일본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판소리 내용을 직접 일본어로 번역해 자막으로 내보내는 등 판소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 같은 열정으로 그는 오사카에서 유명한 소리꾼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우리의 소리를 일본사회, 특히 재일교포 청소년들에게 알리는 게 목표라는 그는 “일본인들도 우리 판소리를 좋아하고,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 소리의 훌륭함을 일본사회에 더 넓게 더 깊게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음 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심사하는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증을 받기 위해 오늘도 구룡계곡에서 소리 연마에 연염이 없다.
안씨의 스승인 남해성 명창은 “성민이는 끼와 재능이 넘친다”며 “무엇보다 소리에 대한 열정이 강해 앞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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