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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을 지나 회복의 과정 담은 기획전 ‘열두 갈래의 길’

여성작가 ‘경력단절’ 회화로 풀어…31일까지 이당미술관 전시 
'경력은 누구의 기준으로 끊어지고 어떻게 다시 이어지는가?’ 질문 던져

포스터. /이당미술관 제공 

삶의 전환기를 지나 다시 창작의 흐름으로 돌아온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전이 이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멈춤과 단절의 시간을 지나 예술로 다시 이어지는 여성들의 감각과 회복의 과정을 조명하는 기획전 ‘열두 갈래의 길’은 경력단절을 하나의 공백이나 결손이 아닌 감정과 정체성이 축적된 시간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정현주, ‘너의 쉼으로 가고 있어’. /이당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는 고나영, 구로미, 권재희, 김상미, 문귀화, 박현민, 엄진안, 정현주, 최민영, 최선주, 최화영, 황미란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출산과 돌봄, 건강 문제, 생계의 부담, 혹은 잠시 멈춰 서야 했던 선택의 시간 속에서 한동안 창작을 이어가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구르미, ‘오리가족’. /이당미술관 제공 

그 시간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 다른 경험과 인식으로 축적됐고, 작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다시 작업을 이어갔다. 창작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정서와 인식의 변화를 화면 구성과 색채의 선택을 통해 보여준다.

실제 작가들은 각자의 기억과 감정, 신체적‧심리적 경험을 회화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단절 이후의 복귀를 단순한 재시작이 아닌 감각과 정체성의 회복으로 제시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열두 갈래의 길’은 경력의 중단을 실패나 후퇴로 규정하지 않는다. 

고나영, ‘무명이의 무릉도원은 어디에’. /이당미술관 제공 

작가들은 관람객에게 ‘경력은 누구의 기준으로 끊어지고 또 어떻게 다시 이어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를 기획한 이당미술관은 여성예술가의 지속가능한 창작 환경과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모색하고 예술이 개인의 회복을 넘어 사회적 연대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전시는 31일까지.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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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미술관 #열두 갈래의 길 #경력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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