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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의 시대를 비추다, 창작음악극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

말과 관계가 사라진 사회 배경 대화와 공동체의 의미 되짚어
오는 27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서 오후 3시, 7시 두차례 공연

창작음악극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 /우진문화공간 제공

가족 관객을 위한 창작음악극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동시대 사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창작음악집단 장악원악사들이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오는 27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단절과 침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화’와 ‘관계 회복’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번 공연은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관객을 만난다.

작품의 배경은 2070년, 서로 이웃해 살면서도 말을 건네지 않는 가상의 공간 ‘전주 슬로우존 9구’다. 인사도 안부도 사라진 이 마을에 어느 날 말하는 인형이자 로봇인 ‘AI 피노키오’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대화를 시작해주세요”라는 피노키오의 순진한 질문은 말을 잃은 어른들의 일상에 작은 균열을 만들고, 관객을 침묵의 원인과 공동체의 의미로 이끈다.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은 개인주의가 깊어지고 관계의 경계가 두터워진 오늘의 사회를 은유적으로 비춘다. 위험 앞에서도 서로를 외면하게 되는 현실, 도움의 손길을 주저하게 되는 풍경을 허구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족음악극 형식을 통해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공연은 마음을 울리는 가사와 멜로디로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우리음악’을 지향해온 장악원악사들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았다.

조선시대 최고 음악기관 ‘장악원’을 모티브로 한 이 단체는 전통음악의 선율과 현대적 서사를 결합하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전북 우리가락 우리마당, 청년예술 퀵 등 다수의 공공문화사업에 선정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출연진으로는 피노키오 역의 최서영을 비롯해 김유빈, 박필순, 임채경, 장성민이 무대에 오른다. 장악원악사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에게 말을 잃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과 함께 나누며, 관계 회복을 향한 작은 출발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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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음악집단 #장악원악사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징 #대화 #관계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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