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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족(濯足)

과거 체통을 중요시한 양반은 덥다고 마음대로 옷을 벗고 물속에 뛰어들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한밤 계곡의 물놀이였는데,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쓴 ‘다산시문집’을 보면 ‘달 밝은 밤에 발 씻기’가 대표적인 피서 방법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왜 많은 신체 부위 중 발을 씻을까? 그건 발이 온도 변화에 민감해서 찬물에 발만 적셔도 몸 전체가 시원해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발을 씻는다는 뜻의 ‘탁족(濯足)’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겠다는 인격 수양의 의미도 있다. 계곡에서 탁족을 하는 선비의 모습은 조선 시대 풍속화에도 많이 등장한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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