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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데…

▲ 엄철호 익산본부장

흔히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사람을 잘 골라 써야 모든 일이 제대로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 말에는 공정한 인사와 적재적소의 인사를 내포하고 있다. 동그라미가 들어갈 자리에 네모꼴을 집어넣으면 그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턱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능력에 맞게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공직사회 인사에서는 더욱더 그래야 한다. 개인별 자질과 능력,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관건이기에 하는 말이다.

 

익산시는 지난 12일 승진과 전보 등 모두 266명의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책임감과 리더십을 가진 자를 발탁해 승진시켰고, 관록과 연륜있는 적임자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게 이번 전보인사의 배경이다. 하지만 공무원 대부분의 반응은 무척이나 차갑고 싸늘하다.

 

동료간에 반목 및 분열은 물론 괴리감만을 더욱 심화시킨 낙제점 인사다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을 정도다.

 

아무리 인사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지만 공명정대 해야할 인사의 기본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게 대체적인 쓴소리다.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인사기준과 원칙이 담보돼야 하는데 상당수 공무원들은 ‘양지’만을 쫓는 전형적인 해바라기성 인물, 인사권자와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공무원 노조의 비판에 자진하여 앞장섰던 반(反) 노조성향 인물들이 대거 승진 계급장을 달고 노른자 요직을 차지했다는 등을 꼬집고 있다.

 

나아가, 이번 인사에서 주도적 역할을 떠맡았던 그 어떤 조연(?)를 향한 비난도 거세게 일고 있다.

 

조직의 발전과 화합은 내팽겨친 채 오직 자신만의 입신양명과 훗날의 입지 강화를 위해 소위 핵심 요직자리 곳곳에 나름의 절친들을 포진시키는 등 인사권자의 눈을 교묘하게 속이는 술수를 부렸다는 거친 성토다. 그들은 이번에 로또(?) 행운을 거머쥔 국별 주무과 부서장 및 주무계장, 그리고 각 과별 주무계장 등 일부 인물에 대한 전진배치를 대표적 사례로 지적한다. 직원들 사이에서 속칭 영혼없는 공무원으로서 무조건적인 충성맨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상당수 요직자리를 차지했고, 특정고 출신들로 대거 채워진 이번 인사는 오로지 그 누구 한사람만을 위한 논공행상 잔치였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승진장에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일부 과장과 계장들의 주요 핵심 자리 배치를 뜯어보면서 그들의 분개 폭발이 다소 이해된다. 특히 1400여명의 익산시 전체 공무원 인사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에 최근 전북도에서 전입해 온 새인물 발탁은 그야말로 방점을 찍고 있다. 6급으로 승진한지 채 6개월도 안된 몇명의 계장들에 대한 초단기 요직 자리 보직 부여도 고개를 절로 갸우뚱거리게 한다.

 

무보직 계장들이 현재 100여명 가량에 이르고 있고, 수년동안 무보직 설움을 안고 있는 고참 계장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정녕 그들의 발탁은 관록과 연륜 때문이냐고 정말 묻고 싶다.

 

또한, 마치 미운 오리 새끼로 찍힌냥 지난번 인사에서 일선 면사무소로 좌천성 유배길에 올랐던 계장 승진 수년차 A고참이 이번 인사에서 그나마 있던 보직마저 박탈당하고 무보직 발령을 받은것은 관록과 연륜이 부족했기 때문인가 궁금하다. 몇명의 과장 승진 역시 참으로 당혹스럽다. 그들의 스펙에 비춰볼 때 승진서열 및 경력 등에서 한참 앞서 있던 고참 선배들을 젖힐 정도로 절대 탁월하거나 월등하지 않다는 게 상당수 공무원들의 외침이기에 하는 말이다.

 

아무튼 만고불변의 진리로 인사가 만사다고 그간에 누차 강조했건만 쇠귀에 경 읽기로 꿈쩍도 하지 않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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