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민낯을 다룬 정치드라마 ‘어셈블리’가 지난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그 날 만큼은 아예 저녁 약속을 잡지 않을 정도로 나름 열성 팬 이었다.
어셈블리는 용접공 출신인 진상필이 얼떨결에 국회의원이 돼 진심 어린 정치가 무엇인지를 담았다.
오로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만든 나 홀로 계파 ‘딴청계’대표인 주인공이 우리의 정치판을 향해 던진 돌직구들은 비록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아직까지 가슴에 깊게 박혀 긴 여운을 남긴다. 정치를 아무리 혐오해봐야 정치는 절대로 나아지지 않고, 국민이 정치를 혐오해서 방치할수록 정치는 혐오스러운 정치꾼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며, 그에 따라 더욱 혐오스러운 정치판이 되는데 이런 상황을 바꿀 책임이 결국 유권자에게 있다는 깨우침이다.
권력에 눈이 멀어 타락한 정치인 백도현, 철새처럼 옮겨 다니며 신념을 호떡 뒤집듯 바꾸는 조웅새 조웅규, 지독한 수구보수 박춘섭과 계파의 이익만을 좇는 반청계 아바타 강상호 등과 같은 저질스럽고 혐오스러운 정치인들을 우리들의 곁에 두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유권자인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묵직한 메시지도 남겼다.
엊그제 ‘익산의 정치드라마 어셈블리’란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진상필 같은 진짜 정치인을 익산의 정치판에서도 만날 수 있기를 칼럼을 통해 간절히 소망했다. 한 명의 괜찮은 정치인이 얼마나 살기 좋고 멋진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잘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익산시의회가 보여준 줏대없는 갈지자 행보를 지켜보면서 익산의 정치판에서 ‘진상필’ 같은 진짜 정치인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 욕심으로 절대 불가능한 사실임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
의무와 책임은 다하지 못하면서 권위 내세우기와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는 한심스러운 시의원, 빈 깡통 소리만 요란하게 내면서 시민혈세를 날로 먹고 있는 짝퉁 시의원, 자신의 정치적 이득에만 여념이 없는 꼼수정치의 달인 시의원, 집행부 견제는 일찍이 엿바꿔 먹고 집행부 눈치만을 살피며 굽신의 정치에 목숨을 걸고 있는 맹목적 충성파 시의원 등이 활개를 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떤 희망과 기대를 절대 걸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들은 분명 정치가가 아니라 정치꾼이었다. 지난 18일 김민서 시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경철 시장의 업무추진비와 관련, 사실여부에 대한 사법당국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나 홀로 기자회견이다. 시민들은 혈세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알 권리가 있기에 눈 먼 쌈짓돈, 업무추진비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에 대해 진실규명을 위한 검찰과 경찰의 철저한 수사 촉구가 익산시의회 딴청계 김 의원의 억지 주장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의원들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동안 입만 열면 시민과 지역발전 운운을 떠벌였던 나머지 24명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다는 말인가.
하기야, 그들의 전형적인 정치꾼 행태가 이번이 처음이던가.
집행부 상대 시정질문을 스스로 취소하고, 시민과 지역안정을 위해 계획돼 있던 박경철 시장의 신속한 상고심 판결 촉구 결의문 채택도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았지 안 했는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가가 아니라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는 정치꾼에게 눈이 홀려 잘못된 선택에 나선 손가락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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