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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태관광, 첫 걸음 떼다 ③ 고창 람사르 운곡습지] 유네스코가 엄지 치켜든 곳…원시 자연체험 메카로

방치된 경작지가 저층 산지습지로 복원돼 / 땅귀개·한국산개구리 등 희귀 동식물 많아 / 6개 마을 역할 분담 품질 높은 관광 추진

▲ 운곡습지 생태탐방 걷기행사.

고창군은 지난 2013년에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는 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특정 지역이 아닌 행정구역 전체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11년 람사르협회에 등록된 운곡습지가 있다. 또 운곡습지 바로 인근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이 있어 환경부는 지난 2014년 12월에 운곡습지와 고인돌 일대를 묶어 생태관광 지역으로 지정했다. 환경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14년 7월에는 영산도와 제주 선휼1리, 인제 생태마을과 함께 운곡습지에 인접해 있는 용계마을을 생태관광 성공모델 지역으로 선정했다.

 

전북도가 1시군 1생태관광지로 고창 운곡습지를 선정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전북도와 고창군은 앞으로 운곡습지와 고인돌을 중심으로 인근 6개 마을을 묶어 생태관광을 추진할 계획이다.

 

△습지의 탄생과 생태

 

운곡리를 중심으로 2개의 마을을 낀 자연하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1980년대에 영광원자력 발전소가 생기면서 냉각용수 공급을 위해 9개 마을주민을 이주시키고 운곡저수지를 건설했다. 이후 30년 넘게 인간의 간섭없이 방치되면서 폐경작지의 저층이 천이과정을 거쳐 산지습지의 원형으로 복원됐다.

 

2011년 3월 환경부가 국가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같은 해 4월에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으며, 2013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지역으로 지정됐다.

 

2013년 환경부가 실시한 습지보호지역 정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물 376종과 곤충을 포함한 동물 488종 등 모두 864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상으로는 습지식물로서 보호가치가 높은 땅귀개, 통발, 낙지다리 등이 나타났으며, 특히 땅귀개는 중부 이남에서 자라는 식충식물로 고창운곡습지의 깃대종으로 선정될 잠재성이 높은 종이다.

 

동물생태 중 양서·파충류로는 도룡뇽, 무당개구리, 청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참개구리와 도마뱀, 줄장지뱀, 구렁이, 유혈목이, 쇠살모사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이중 구렁이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고, 한국산개구리는 운곡습지의 생태적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 종이면서 한반도 고유종으로 깃대종의 가능성이 높다. 야생조류로는 멸종위기 조류 1급인 황새와 2급인 새호리기와 팔색조, 그리고 보호종인 원앙, 뿔논병아리, 솔부엉이, 큰오색딱다구리 등 이 출현했으며, 포유류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과 2급인 삵 등이 발견됐다.

 

△관광 현황

▲ 누에 먹이주기 체험.

운곡습지 주변에는 용계와 독곡, 부귀, 매산, 소암, 호암 등 6개 마을이 있으며, 그 중에서 환경부 생태관광 시범지역인 용계마을은 현재도 생태관광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호암마을은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용계마을은 주민들이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출자해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창운곡습지 생태관광협의회가 그 중심이 되어 운곡습지 탐방열차 타기, 꼬물꼬물 누에 먹이주기, 오디따기, 생태음식 만들기, 친환경 전기자전거 타기, 탈콤한 고구마 캐기, 운곡습지 탐방, 생태 똑딱시계 만들기, 에코 천연염색 등 1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는 18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13개로 조정했으며, 앞으로 운영결과에 따라 다시 보완할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운곡습지 및 용계마을에는 2014년에 1만427명, 2015년에 1만5616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용계마을에는 2015년에 월 203명 꼴인 2241명이 방문해 전년의 550명에 비해 4배나 늘었고, 소득금액도 890만원에서 2504만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곡습지 인근에 있는 고인돌 유적지도 매력적인 관광장소이다. 2010년 66만4107명에서 2013년 89만349명으로 탐방객이 크게 늘었으나,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5년 메르스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앞으로 상황이 호전되면, 탐방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고창군은 기대하고 있다.

 

△관광활성화와 생태보호

▲ 고인돌 원시체험.

전북도와 고창군은 운곡습지 일원의 생태를 잘 보존하고 가꾸면서도 이를 현명하게 이용함으로써 주민들의 소득창출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도 지난 2014년에 용계마을 등 전국 4개 마을을 생태관광 성공모델로 선정하면서 인적역량과 환경·사회적 수용력을 높여 2017년까지 관광객 및 소득을 2013년 대비 2~3배로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운곡습지에 탐방객이 증가하면 환경생태의 보존과 이용이라는 가치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운곡습지는 보호를 우선시하는 람사르습지로 생태적 민감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고창군은 운곡습지의 방문객을 연간 5만명 정도로 제한하는 대신 관광의 희소성과 품질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마을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방문객을 공간적으로 분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마을별 역할과 프로그램 계획

 

마을산책과 4계절 생물관찰 프로그램을 6개 마을에 공통으로 운영하되 마을의 특성과 인적자원 역량 등에 따라 별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용계마을은 생태관광 핵심 거점으로서 숙박과 탐방안내의 역할을 하면서 성리학 체험, 마을역사 해설, 숲 생태계 해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독곡마을과 송암마을은 생태관광 거점으로서 숙박과 탐방로를 연계해 운곡습지로 접근하도록 한다. 독곡마을에는 백로서식지 관찰, 송암마을에는 전통마을 경관 해설과 도예체험, 전통공예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둔다. 외부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부귀·매산마을은 숙박과 요식업, 탐방로 등의 역할을 맡으며 고창천을 활용한 생태계 및 경관해설, 생물관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호암마을은 다양한 자원을 기반으로 사실제 생태계 해설과 영성체험 등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거점마을 기능을 담당한다.

 

△탐방로 구축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고 생태관광을 고급화할 수 있도록 운곡습지 핵심지역(데크구간) 및 용계마을 연결 산림구간에 대해서는 예약제를 실시해 탐방객 숫자와 시간 등을 제한하고 해설사가 프로그램을 안내한다. 또 옛 마을길과 숲길을 복원하고 정비하며, 기존의 화시산 등산로를 활용해 순환형 탐방로를 운영한다.

 

고인돌 질마재길의 경우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보행자 중심으로 탐방로를 정비하며, 탐방로 주변에 휴게공간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30분 가량이 소요되는 뱃길 탐방 코스를 개발하며, 선착장 및 보트는 친환경을 최우선으로 한다.

 

△시설확충

 

탐방센터 맞은 편 용계마을 동측 유휴 부지를 활용해 에코촌을 조성해 관광객에 대한 숙박시설 제공과 지역 커뮤니티 등의 기능을 하도록 하고, 선착장과 연계해 생태교육장 및 놀이터 조성을 계획한다. 친환경 숙박시설과 에코관, 휴게시설 등이 포함되며 2016년부터 2년 동안 35억원이 투입된다.

 

관광객들의 주요 접근지역인 고인돌 문화지구 앞 논 경작지와 초지 등을 활용요해 대규모 경관을 조성하며, 탐방시설로는 생태교육장, 선착장, 전망대, 조류 관찰대 등을 만든다.

 

△생태적 복원관리

 

운곡습지에 대한 정기 모니터링을 통해 외래종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계획을 수립하며, 운곡습지 전반적인 생태계 복원 및 육상화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유지관리 노력을 기울인다. 야생 조류 유입을 위한 수변 구조개선과 수변 식물군락 조성, 다양한 어류 서식처 조성 등도 고려한다.

 

고창군은 지난 2010년부터 모두 90억원을 투입해 생태습지와 탐방로 복원, 습지 관찰데크 설치, 수변 철조망 제거작업 등을 추진했으며 현재 방문자센터를 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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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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