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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생태관광, 첫 걸음 떼다 ② 완주 경천 싱그랭이 에코빌] 생태 탐방+경관+전통문화, 3색 체험 에코파크 만든다

3km 트래킹 코스 따라 계절별 야생화 군락지 화암사 등 문화재 연계 / 숲속의 집 삼림욕까지

▲ 요동마을 트래킹 코스 등에 심을 예정인 개복숭아.

완주 경천 싱그랭이 에코빌(Eco-Village)은 요동마을을 중심으로 동행동과 시우동을 포함하며, 70가구에 130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 전인 신라 진성여왕 3년(694년)에 일교국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 완주 화암사가 요동마을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절에는 극락전(국보316호)과 우화루(보물 662호), 동종(전북도문화재 40호), 중창비(전북도문화재 94호) 등의 문화재가 잘 보존돼 있다.

 

옛날에 20리마다 심었다는 느릅나무과의 시무나무(스무나무에서 유래)가 지금도 요동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으며, 원터와 동향동 가마터, 보호수 등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인근 산에는 온갖 야생화가 넘쳐나 전국에서 사진 동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풍부한 문화관광 및 자연생태자원과 더불어 마을 안팎에 다양한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으며, 마을주민들의 단합과 협동심도 매우 높아 완주군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본구상

 

완주군은 등산로, 탐방로, 전망대, 폭포, 야생화 정원 등을 바탕으로 한 ‘생태 탐방체험’과 생명의 숲, 생태 숲을 바탕으로 한 ‘싱그러운 경관체험’, 당산나무를 중심으로 한 당산제·산제와 후계목 가꾸기(소원나무 심기) 등을 포함하는 ‘전통문화 체험’ 등 3가지 체험을 전략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봄의 미소를 만끽하는 싱그랭이 에코파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에따라 군은 순수한 마음, 그리운 옛 길, 아름다운 숲이 함께 숨 쉬는 싱그랭이 생태관광지를 조성하기 위해 크게 3가지 공간 및 동선체계를 구상하고 있다. 시무나무에서 양묘장, 생태트래킹, 야생화 정원, 산책로 폭포를 잇는 주요 생태축(Eco Lord)과 신선대-무명봉-쎄레봉-불명산-화암사를 잇는 산림생태(Eco Forest), 원터와 당산제-산신제-생태숲-생명으로 연결되는 인간-생태공간(Eco Human)이 그 것이다.

 

△트래킹 코스와 연화공주의 정원

 

요동마을 앞을 지나는 요동천변 도로를 정비하여 3km 길이의 구간에 마사토를 깔아 트래킹 코스를 조성한다. 길 양편에는 화사한 꽃이 피는 개복숭아와 초화류 등을 심어 관광객들에게 눈 호강을 시켜줄 계획이며, 쉬어가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목책과 포토존, 벤치 등도 설치된다. 화암사쪽 계곡 3만8400㎡의 부지에는 ‘연화공주의 정원’을 만들어 인근에 자생하고 있는 얼레지, 복수초, 들현호색, 노루귀, 앵초 등의 야생화 군락지를 계절별로 조성하며, 기존 화암사 진입로에 있는 2개의 폭포도 새로 정비하고 데크를 설치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연화공주의 정원이 만들어지면 싱그랭이 야생화 축제, 사진전, 체험 프로그램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화암사 전경

연화공주는 화암사 창건과 관련된 전설상의 인물이다. 신라 어느 왕의 예쁘고 마음씨 고운 딸 연화공주가 병이 들어 사경을 헤매자, 임금이 가까운 절에 가서 정성껏 불공을 드리고 집에 돌아와 꿈을 꿨다. 그 꿈속에서 부처님이 나타나 공주의 병을 낫게 하는 약이라며 조그마한 연꽃잎 하나를 던져주고 사라졌다. 꿈에서 깨어난 왕이 연꽃잎을 찾았으나, 때가 엄동설한인지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며칠 뒤 연꽃잎을 발견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고, 그 곳이 바로 지금의 화암사가 있는 운주면의 깊은 산봉우리 바위였다고 한다. 연꽃을 먹은 공주는 언제 병을 앓았느냐는 듯이 떨쳐 일어났고, 임금과 신하들은 연꽃을 발견한 그 자리에 와서 불공을 드리고 절을 세웠는데 오늘날의 화암사라고 한다. 화암사(花巖寺)는 바위 위에 꽃이 핀 절이라는 뜻이다.

 

△생태숲과 생명의숲

 

트래킹 코스 양편에 있는 마을 소유의 야산을 활용하여 ‘생명의 숲’과 ‘생태 숲(야생화단지)’을 조성한다. 마을에서 화암사로 가는 길의 왼쪽으로 보이는 산(21만9769㎡)에는 약용·식용 식물원과 산림복원구역이 포함된 ‘생명의 숲’을 조성하고 산책로와 숲길 등을 낸다.

 

약용·식용식물원에는 약용과 식용 식물, 나물류 등을 심어 관광객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민 소득을 꾀하고, 산림복원 구역에는 밤나무와 호두나무, 잣나무 등을 심어 숲 생태계의 생육과정에 대한 교육공간으로 활용한다.

 

반대편 산(21만5079㎡)에는 ‘생태숲 및 야생화단지’를 조성한다. 생태숲에는 개복숭아나무와 감나무, 상수리나무, 은행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고로쇠 나무 등을 심고 글램핑장과 숲속의 집 등도 설치하여 방문객들이 삼림욕과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또 그 주변으로는 나물과 인삼, 더덕, 백문동, 취나물, 고사리, 참나물 등을 심어 관광객들에게 판매함으로써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꾀한다.

 

생태숲과 생명의숲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5509㎡ 규모의 야생화·수목 양묘장을 설치한다. 마을 인근에 자생하고 있는 각종 야생화와 수목, 그리고 생태숲과 생명의숲에 계절별로 심을 수 있는 화초류를 집단으로 양묘하여 한눈에 관찰할 수 있도록 테마체험공간을 조성한다. 야생화 포토존도 설치하고, 야생 묘목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완주군청 관계자는 “야생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리면서 야생화가 짓밟히는 등의 생태피해도 적지 않다”며 “양묘장을 설치하고 생태숲을 조성함으로써 관광객들로 인한 생태환경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무나무와 당산나무

 

당산나무 주변을 정리해서 벤치형 보관함으로 설치하고, 300년 이상된 시무나무의 후계목 가꾸기 사업도 펼친다. 마을 입구에 있는 시무나무 주변에 2804㎡의 부지를 마련하여 후계목을 식재함으로써 장수와 재물, 자손, 배우자, 친구 등 오복을 기원하는 소원성취 테마공원을 조성한다. 당산제 및 산신제와 연계시키고, 짚신 삼기와 짚신걸기 체험, 소원판 만들기 등의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마을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타 시설

 

현재의 싱그랭이영농조합 바로 옆에 생태관광업무를 총괄할 생태관광체험센터를 설치하고 생태 탐방로를 정비하며, 전망대도 설치하는 등 관광객들이 생태탐방을 통해 신림치유를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싱그랭이 영농조합

 

싱그랭이 마을은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며 남다른 성장을 기록했다는 공로로 2015년 12월에 완주군수로부터 ‘무럭무럭 상’을 받았다. 그만큼 공동체 자원이 풍부하고 단합과 협동이 잘 된다는 뜻이다. 노인회와 부녀회, 청년회, 산제계, 향우계, 상조회, 고향사랑회, 곶감작목반 등이 있으며, 몇 년 전부터는 주민들이 싱그랭이영농조합을 구성해서 두부 생산공장을 짓고 흑두부를 만들어 내다팔며 자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4일 싱그랭이영농조합에서 열린 생태관광 교육에도 3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참여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싱그랭이영농조합은 원래 감과 콩, 벼, 묘목, 인삼 등의 농사를 주로 했던 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것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두부는 로컬푸드 매장에서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마을에는 두부와 관련된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혼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이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떠난 뒤 날짜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부인이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스님이 맷돌과 콩을 주며 나뭇잎이 바람을 타고 북쪽을 가리킬 때마다 콩을 갈라고 했다. 길을 잃었던 남편은 고소한 콩비지 냄새에 이끌려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 [싱그랭이 마을] 전주-금산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과객들 새 짚신으로 갈아신던 곳

 

그 이름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을 맞아 햇볕에 녹으면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신비가 있다. 그 이름엔 봄색시처럼 피어나는 냉이의 싱그러움이 담겨 있다. 싱그랭이로 불리는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요동마을에는 개천이 흐르고 물소리와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싱그러운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싱그랭이’라는 이름의 어원을 알고 보면 다소 엉뚱하기도 당혹스럽기도 하다.

 

이 마을은 원래 전주와 금산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원님 일행이 역과 역 사이를 행차할 때 숙박하던 중간 기착마을로 객사가 있었다. 마을에 주막이 밀집해서 과거보러 서울 가는 선비들과 관리들, 장꾼들의 통행이 많았다고 한다. 과객들은 마을에서 쉬어가며 헌 짚신을 나무위에 걸어놓고 새 짚신을 신고 떠나곤 했는데, 여기서 ‘신거랭이’라는 말이 생겨나서 ‘싱거랭이’를 거쳐 ‘싱그랭이’라는 이름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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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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