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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서남대, 나몰라라하는 남원시

▲ 신기철 남원본부장

서남대가 폐교 위기에 몰리고 있다.

 

관선 이사회와 대학본부를 중심으로 한 학교 정상화 노력이 속도를 내는가 했는데 축출된 구 재단의 반격에 그동안의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질 처지다. 관선 이사회가 학교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기금을 낼 재정기여자를 찾는 막바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재정기여자를 찾지 못한다면 서남대는 구 재단이 제안한 대로 의대 폐과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사실상 남원캠퍼스의 폐쇄를 의미한다. 남원의 유일한 대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의 경제, 사회, 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나 인구가 적은 중소 농촌도시에서는 지역경제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막강한 역할을 한다.

 

‘먹고 살 만하다’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까지도 대학 유치라면 죽는시늉까지 하며 달려들 정도로 사활을 거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서남대도 설립자의 비리로 망가지기 전까지는 남원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구심점 가운데 하나였다.

 

서남대가 폐교 위기에 몰리면서 지역사회에 초비상이 걸린 것은 그래서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서남대 대학본부와 교수협의회는 “서남대 의대를 이런 식으로 폐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역 정치권과 연대해 단호하게 대처해나가겠다”고 반발했다. 반대 성명은 전북도의회와 도내 국회의원 전체로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김경안 서남대 총장은 직접 교수와 학생을 이끌고 교육부를 찾아가 반대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다.

 

이제 막 국회에 입성한 이용호 의원도 교육부장관을 찾아가 “폐교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협박을 하다시피 했다. 지역사회가 혼연일체가 돼 서남대 폐교를 막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이 과정에서 남원시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지역의 최대 현안이고 시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인 만큼 반대 운동을 가장 앞장서 이끌어나가야 할 남원시인데 말이다.

 

그뿐만 아니다. 남원시는 서남대 폐쇄가 눈앞으로 현실로 다가왔지만 그 흔한 대책회의 한번 열지 않았다.

 

지역의 사회단체들이 반대여론 확산을 위해 집회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그마저도 뒤로 미뤘다. 남원시의 이런 무책임한 자세는 이환주 시장의 안일한 상황인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 시장은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는데도 지난 12일 중국 염성시 방문을 강행했다.

 

염성시와의 자매결연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출국이다. 말이 자매결연 20주년이지 특별한 내용도 없다.

 

이 시장이 서남대 폐교 위기라는 지역 최대 현안을 내팽개쳐두고 중국 방문을 준비하는 동안 인근의 전남 목포시 박홍률 시장은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서남대 의대가 폐과되면 이를 목포대에 유치하자며 목포대 총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총동원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 같은 얄미운 행동이지만 목포시민 입장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단체장이 고맙고 미더울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시장이 동분서주한다고 해서 서남대의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단체장의 최대 덕목이 소통을 바탕으로 한 여론의 결집이라고 본다면 이 시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가 진정으로 시민과 동고동락하며 지역발전을 고심한다면 지금 이역만리 중국이 아니라 시민의 이목이 집중된 서남대 교정에 있어야만 한다. 남원시민이 목포시장을 그리워한다면 비극아니겠는가.

신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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