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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회, 개판 5분전?

▲ 엄철호 익산본부장

‘개판 5분 전’이라는 말이 있다.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 우리는 흔히 이런 표현을 내 뱉는다.

 

이 말이 생긴데는 여러 설이 있다.

 

6·25전쟁 중 부산 피란민들의 밥 배급때 생긴 말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지금의 부산 국제시장에서 배고픈 피란민을 위해 밥이 배급될 당시 밥을 짓고 다 된 솥뚜껑을 열기 5분 전에 ‘개판(開板) 5분 전’이라고 외쳤다.

 

이때 ‘개판’이란 동물 개(犬)가 아닌 뚜껑을 연다는 의미에서 배식 시작을 예고하는 것으로 ‘개판 5분전’이 외쳐지면 굶주린 피난민들이 밥을 배급받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어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오늘날 여러 개들이 설쳐대는 것처럼 질서가 엉망이라는 뜻으로 변질돼 욕처럼 비속어로 사용된다.

 

‘개(犬)판 5분전’

 

최근 지역사회 일각에서 익산시의회를 향해 쏟아내는 표현이다.

 

의원들의 모임에서 의견이 엇갈리자 밥상을 뒤엎고, 동료의원에게 독설 내뱉기를 주저하지 않는 등 일부 시의원들의 망동이 너무 잦다보니 이같은 표현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아무리 정치판이 개판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망동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개(犬)판 5분전’이란 표현 밖에 달리 다른 말이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에 홀려 우리 동네를 대표하는 주민 일꾼으로 그들을 선택했는지 후회막급이다. 아니, 너무나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생각에서 투표용지에 도장을 꾹 찍은 손가락을 원망할 정도이니 가히 그 상처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특히나 A의원. 공금을 빼돌리고 폐기물을 몰래 묻은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으면서 지역사회 논란의 중심에 지금 서 있다.

 

지난해 11월 검찰에 의해 기소됐는데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물량이 무려 74만톤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그는 회사 대표 재임 시절 공금을 자녀의 아파트 전세보증금과 부인의 상가매입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10억원을 횡령했고, 불법 선거자금 사용을 통해 시의원에 당선됐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일 불거지는 각종 의혹에 그저 기가 찰뿐이다. 이제 와서 누굴 탓하겠는가. 알곡과 쭉정이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 우리들의 잘못을 탓 할 수밖에.

 

뒤늦은 자책감에서 스스로를 호되게 꾸짖어보지만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을 도저히 견뎌낼 수가 없기에 해당 의원이 소속돼 있는 더불어민주당에게 묻는다.

 

그의 지난 5년 행적에 대해 지역사회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소문인데 후보자 공천 심사 당시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냐고.

 

정당한 심사 평가를 거쳐 공정하게 발탁했다는 뻔 한 대답을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던진 난센스 질문이다. 그래서 한 가지 더 묻는다. 그를 둘러싸고 최근에 터져나온 의혹 역시 일찍이 까발려진 지역사회 오랜 소문으로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데 엊그제의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특정 상임위원회 위원장 당선에 왜 그토록 목을 맸느냐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내심 쾌재를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제의 시의원을 위원장에 당선시키고자 적극 발벗고 나선 몇몇 시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당신들 때문에 시민들이 떠안게 된 이 치욕감과 부끄러움은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이렇게 엉터리들이니 기초의회 무용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거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나마 추락할 대로 추락한 익산시의회 위상을 지켜내기 위해선 자발적인 특단의 회초리 들기를 통해 대시민 용서부터 구하는게 우선 순위가 아닌가 싶다.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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