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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변신, 문화공간으로 거듭나다] ② 정선 삼탄아트마인, 국내 최대 廢탄광…이젠 문화예술을 캔다

폐광 개발지원으로 2013년 개관 / 갱도·조차장 등 옛 시설 원형 보존 / 전시·공연장 등 복합문화공간 조성 / 콘텐츠 개발·방문객 유치 어려움도

강원도 정선군 함백산 중턱에 자리잡은 ‘삼탄아트마인(SAMTAN ART MINE)’. 올해 초 큰 인기를 모은 TV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조명받고 있는 이곳은 지난 2013년 폐광된 탄광시설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재단장한 곳이다. 이곳에는 전시장과 박물관 공연장 레스토랑 등이 들어섰는데, 지금도 시설을 늘리고 콘텐츠를 확대하며 문화예술공간으로 다듬어가고 있다.

 

△폐광지역개발지원으로 착수

 

삼탄아트마인은 지난 2001년 간판을 내린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시설을 재생한 문화공간이다. 삼척탄좌는 1964년부터 38년여 동안 운영되다가 정부의 석탄합리화정책으로 문을 닫았다. 3000명이 넘는 광부가 석탄을 캐던 국내 최대 탄광으로, 폐광될 때까지 정선과 태백 지역 주민들의 삶의 근거지였다. 오랜동안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은 탄광이 문을 닫자 지역경제를 소생시키기 위한 새로운 활로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폐광지역 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삼탄아트마인도 지역문화소생 프로젝트로 국비와 군비 등 110억원이 투입돼 5년여에 걸친 준비끝에 2013년 개관했다.

▲ 조차장 시설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 레일바이뮤지엄으로 활용. / 박형민 기자

△문화예술광산 1호로 주목

 

석탄을 캐던 삼탄아트마인은 지금은 예술을 캐는 곳이다. 이곳에는 현재 아트센터와 레일바이뮤지엄, 레스토랑이 들어섰고, 공연장인 붉은벽돌공장과 원시미술박물관이 꾸며지고 있다. 아트센터는 과거 종합운전실과 사무실, 세탁실 등이 있던 사무동을 리뉴얼해 조성했으며, 레일바이뮤지엄은 조차장을 보존한 공간이다. 레스토랑832L은 기계를 제작·수리하던 정비공장을 활용했다. 개관을 앞두고 있는 원시미술박물관은 갱도에 산소를 불어넣던 중앙압축기실을, 공연장은 보일러실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 갤러리로 변신한 세화장에는 광부들의 결혼식에 사용됐던 웨딩드레스가 설치돼 있다. / 박형민 기자

△풍성한 문화예술 자원

삼탄아트마인의 중심은 아트센터다. 4층 규모의 센터는 주로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는데,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7곳의 기획전시실은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기획전을 열고 있으며, 삼척탄좌의 역사를 보존한 삼탄 뮤지엄 갤러리와 손화순 대표 부부가 30여년 동안 수집한 세계미술품 수장고가 있다. 특히 4곳의 ‘마인(mine) 갤러리’는 세화장(광부들이 장화를 씻던 공간), 안전모 램프 충전시설, 샤워장, 화장실 등 옛 시설을 예술과 접목시켰다.

 

광부와 석탄을 실어나르던 엘리베이터와 막장에서 캔 석탄을 집합시키던 조차장은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 탄광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레스토랑도 갤러리를 겸하고 있다. 다채로운 공간구성에 맞춰 체험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운영하고 있다. 공간 특성에 맞춰 광부체험과 예술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예술가 레지던시도 진행하고 있다.

▲ 아트센터 벽화. 삼척탄좌 때 있던 벽화를 복원한 것이다. / 박형민 기자

△장소와 흔적, 그리고 재생

 

삼탄아트마인은 장소가 지닌 기억과 흔적에 문화예술을 접목시켰다. 1960년대 지어진 건물 원형을 지키고, 또한 의미있는 공간을 보존하는데 공을 들였다. 탄광의 특성과 이야기를 품은 공간은 공간이 지닌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새로운 기능이 필요한 곳은 새단장을 했다. 아트센터 계단 벽면의 벽화도 옛 그림을 복원했고, 세화장을 재단장한 갤러리에는 광부들의 결혼식에서 공유했던 웨딩드레스를 전시하고 있다. 재생 공간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장소가 지닌 특수성 위에 문화예술로 덧칠을 한 것이다.

 

● 삼탄아트마인 손화순 대표

 

" 지역재생 거점공간으로… 접근성 떨어져 아쉬워"

▲ 삼탄아트마인 손화순 대표

삼탄아트마인 개관 준비때 합류해 지금까지 공간을 만들고 있는 손화순 대표. 지난 2011년 남편(故 김민석 대표)과 처음 삼척탄좌를 보고 ‘흔적’과 ‘소생’을 주제로 한 문화시설을 설계했다. 독일 폐광지역인 졸페라인이 모델. 근대산업유산으로서의 의미에 문화예술을 더해 미래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방향이었다.

 

손 대표는 “처음에는 지역과 관련기관의 동의와 지지를 얻기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삼척탄좌가 1960∼70년대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한 곳이고, 탄좌 특성을 보여주는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예술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은 의욕이 앞섰다. 10만여점의 수집품을 공간에 내어놓고, 미술과 체험관련 프로그램부터 시작했다. 공간을 가꿔오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삼탄아트마인은 외부 지원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안정적인 수익구조 마련이 관건이다. 입장료를 받고, 카페 등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방문객이 많아야 하는데 외딴 산골에 위취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공연장과 박물관 등 콘텐츠를 계속 보강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 대표는 “삼탄아트마인을 장기적 안목으로 지역재생의 거점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긴 호흡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며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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