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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모내기

▲ 고미희 아동문학가·전주시의회 의원
우리는 지금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주가 변하고, 지구가 변하고, 세계 지도자들의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자연의 현상 또한 예외 없이 변화무쌍하다. 특히 기후는 넓은 지역의 분포도를 벗어나 종잡을 수 없게 변해가고 있다.

 

학자들이 미루어 짐작컨데 2050년쯤이면 세계언어도 약 10개 정도로 줄어들 확률이 높다고 한다. 미국 중국 등 경제와 인구가 상위를 점하고 있는 나라 7개국 정도는 자기 언어를 무난히 지켜낼 것이다.

 

나머지 서너 개 언어는 문화적 가치를 가진 나라의 언어가 선택될 거라고 한다. 만약 그런 날이 도래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여건으로 볼 때 문화적 가치를 보다 더 높여야 우리말과 글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변화에 걸맞게 우리나라도 그런 변화에 편승해 있다. 국민의 정치적 선택이 지도자의 성향을 바꾸어놓을만큼 엄격해지고 있다. 과거 학연이나 지연에 꺼들리던 고루한 의식에서 완전히 탈피한 것이다.

 

국민의 의식은 선진국 수준으로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정치인의 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개별헌법기관들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크게 각성해야 할 것이다.

 

지구의 온난화현상으로 우리나라 기후 여건도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시시때때로 옷을 바꿔 입게 만들던 사계절이 시나브로 증발해 버렸다. 봄·여름·가을·겨울 때맞춰 입던 옷이 언제부턴가 하절기 옷과 동절기 옷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특히 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농부들에게는 농사달력을 바꿔야할 만큼 큰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마치 조절이나 하듯 농사철에 내리던 비, 다음해 농사를 위해 수량을 비축해주던 눈, 이제 그런 것을 기대했다간 한해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

 

농사는 하늘과 동업을 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 말이 되었다.

 

올해만 해도 그렇다. 오랜 가뭄으로 인해 5월에 해야 할 모내기를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내린 비로 7월에야 모내기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모내기철에 맞춰 물을 대주어야할 저수지에 물이 모두 말라버린 탓이다. 지금은 비가 안 온다고 해서 기우제를 지낼 그런 시대가 아니다. 비가 안 오는 것은 하늘 탓이지 내 탓이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을 그런 상황이 아니란 얘기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연이 많은 변화의 예시를 보여주었다. 하늘이 비도 내 맘이고 눈도 뿌리거나 말거나 내 맘대로 하겠다며 무언의 경고를 수도 없이 해왔다. 자연의 충고를 무시한 폐해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온다.

 

이제 ‘설마’라는 안이한 사고를 버리고 ‘혹시’라는 능동적 대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연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농사를 위해 비상시에 대처할 수 있는 물을 비축해두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평소에 물을 아끼고 조절하며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농민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농민들 가슴을 까맣게 태워놓고 뒤늦게 헐떡이게 만드는 7월의 모내기라! 때늦은 비가 농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해주었지만 들판을 바라보는 마음 한구석이 참으로 씁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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