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중국이 사드보복을 점점 거세게 하는 가운데 ‘중국의 독보적인 거장’로 알려진 치바이스(齊白石 1864~1957) 작품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7월 31일부터 10월 8일까지 ‘치바이스- 목장(木匠)에서 거장(巨匠)까지’라는 타이틀로 총 136점을 선보이고 있다.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특별전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삶이 계속되듯이 양국의 문화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가운 전시다.
치바이스는 호남성 상담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공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는 독학으로 시서화각(詩書畵刻) 4예를 익혔다. 그는 끊임없는 노력과 의지로 자연과 일상의 흔한 소재를 팔십 여년에 걸쳐 무수히 반복 묘사했고, 그 결과 대상의 본질과 미의 질서를 마스터했다. 그는 주로 꽃, 새, 풀, 벌레 등 살아있는 생물을 그렸다. 그 생생함은 생명력 그 자체다. ‘가슴에 삼라만상을 품고’, ‘손끝으로 조화를 이루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경지에 이르게 된다.
철저한 노력가인 치바이스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슬픔을 견딜 수 없었을 때와 죽기 전 십여 일 만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렸다고 전설처럼 전해진다.
치바이스는 서구 열강의 침공, 청조 패망, 서구문명과 공산주의 득세, 일본의 침략 등 격변의 20세기를 관통하며 자신만의 미술세계를 구축했다. 생활 주변에서 자신이 살았던 시대와 사회를 풍자와 해학으로 녹여내며 자연스럽게 ‘평화사상’을 표출했다.
전시회 그림 ‘병아리와 풀벌레’에서 오동통하게 그려진 병아리는 생동감과 어린 생명의 사랑스러움이 넘쳐난다. 보고 또 보고 싶다. 귀여운 어린 손자를 보고 또 보고 싶듯이. ‘새우’는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물소’는 유유자적하며 놀고 있는 듯, 평화와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오이 넝쿨과 청개구리’에서 주렁주렁 달린 오이와 개구리는 시골의 한가하고 느긋한 한 때가 느껴진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그냥 편안하다.
그는 또한 뛰어난 시인이기도 하다. 그는 고향산천과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림 그리듯이 시를 지었다고 술회했다.
나는 예술가의 얼굴과 영혼의 거울인 눈을 보기 좋아한다. 사진 속 치바이스는 만년에 인자하고 평화로운 얼굴이었고 눈은 깊고 깊었다. 거장다운 모습이었다. 전시회를 다 둘러보고 난 후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자연과 예술이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가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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