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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③ 경이롭고 매혹적이었던 관악기의 향연

광대의 노래 ‘바람의 길’

광대의 노래 ‘바람의 길’
광대의 노래 ‘바람의 길’

지난 10월 4일 금요일 저녁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펼쳐진 ‘광대의 노래’는 세계 관악기 명인들이 창작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만남을 통해 한국의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협연특집으로 꾸며졌다.

첫 무대에 오른 연주자는 대만출신의 작은 거장 ‘층 치엔윈’이었다. 그녀는 트리오팀을 이끌면서 생황과 양금의 반주에 자신의 더블-리드 수오나로 영적인 노래 몇 곡을 선사하며 인상적인 첫 무대를 완성했다.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션은 스웨덴 출신의 ‘앤더스 헤그베르그’였는데, 그는 특이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로 솔로 연주를 시작했다. 이따금씩 미래의 조형물을 닮은 커다란 신형 금속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이후 앤더스 헤그베르그는 약간 작은 베이스 플루트로 악기를 바꾸어 한국의 대금 대표주자 ‘이창선’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두 뮤지션은 무언가 아주 아련한 것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롭고도 깊은 감성의 협주곡을 선사했다.

두 팀의 공연이 끝난 후 또 다른 매혹적인 협연이 이어졌다. 바로 티베트 플루트 연주자 ‘나왕 케촉’과 한국의 무용수 ‘여미도’가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즉흥적이고 명상적인 곡을 만들어냈다. 그 곡은 나왕 케촉의 섬세하게 몰아치는 플루트 연주에 여미도의 우아한 동작이 더해지고 여러 경이로운 시각 영상물이 뒷받침돼 더욱 돋보인 무대였다.

광대의 노래에서 마지막 듀오는 한국의 베테랑 재즈 색소폰 연주자 ‘강태환’과 정가 보컬리스트 ‘강권순’이었다. 그들의 자유로운 즉흥연주는 매우 모험적인 음악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강태환은 강렬한 음의 폭발을 유지하기 위해 순환호흡법을 사용했으며, 강권순은 정가 보컬리스트만의 기이한 발성법을 사용했다. 그렇게 완성된 협연은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무대는 강태환과 앤더스 해그베르그, 그리고 나왕 케촉이 멋진 트리오 음악으로 장식했다. 그들의 연주는 호흡이 소리라는 것, 즉 소리가 바람에서 연유한다는 개념을 충분히 보여줬던 훌륭한 무대였다.  /세스 조던(Seth Jordan) 호주 음악전문기자

 

세스 조던(Seth Jordan) 호주 음악전문기자
세스 조던(Seth Jordan) 호주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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