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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새 5명 익사한 '감동교'⋯안일함이 불러온 참사

진안·무주 경계⋯물살 빠르고 수심 깊어
구조장비 하나뿐⋯거리 멀어 있으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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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과 무주군의 경계선에 위치한 감동교 인근 하천에서 익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13일 안내문과 함께 인명구조 튜브가 설치되어 있지만 하천과 거리가 멀어 실용성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조현욱 기자

“물 깊이가 깊고 물살도 빨라요. 사람들이 자주 죽어 몇 번이나 건의를 했는데 바뀌지가 않네요.”

13일 진안군과 무주군의 경계선에 위치한 감동교. 이 곳은 두 달 새 5명이 물에 빠져 숨진 곳이다. 

지난 7월 23일 투망작업을 하던 주민 A씨가 숨졌고, 같은 달 27일에는 물놀이를 온 일가족 3명이, 이달 8일에는 고기잡으러 간 주민이 숨졌다.

감동교 밑을 살펴보니 물살은 매우 빨랐다. 감동교 다리 밑 수심은 매우 깊어 자칫하다가는 물에 빠질 확률이 높아보였다.

진안군과 무주군이 사고 이후 설치한 안내문구는 달랐다. 진안군 영역의 감동교 밑 물놀이 지역에는 ‘경고 이곳은 물놀이 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이오니 물놀이 시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무주군 경계의 감동교 입구에는 ‘사망사고 발생지역, 물놀이 사고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수심이 깊은 지역으로 물놀이를 금지합니다’라고 적혀있어 물놀이에 대한 대처가 명확히 달랐다.

이에 대해 진안군 관계자는 “진안은 관리지역으로 규정을 했기 때문에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서 “다만 물놀이 시 위험할 수 있어 최근에 안내문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안전구조장비. 진안군의 안전구조장비는 하천 바로 인근 단 한 개의 구명조끼 뿐이었다. 약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구명조끼 한 개가 더 있었지만 익수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빠른 물살에 떠 밀려가 사용하기는 더 어려운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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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군 관리 지역의 감동교 입구에는 단 한 개의 구조용튜브만이 존재했다. 그나마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밧줄이 끊어져 있고, 사고 발생 시 구조용 튜브를 가지러가기 위해서는 오르막길을 달려가야만 가져갈 수 있었다.

주민들은 진안군과 무주군의 안일한 안전사고에 대한 대응이 지금과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지난 2009년에도 한 형제가 물놀이를 와서 숨졌을 때도 군은 부표만 설치해 놓고 관리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매번 주민들이 사고를 막기 위한 대처를 해달라고 요청해도 그때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무주군 관계자는 “내년에 감동교 인근 하천을 위험지역으로 지정해 위험감지시스템과 CCTV를 설치하겠다”면서 “하천에서 떠내려오는 인명구조 기구를 하천 가까운 곳에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진안군 관계자도 “무주군 경계 부근 하천에 이동식 거치대를 설치해 구조용 튜브와 구명조끼등을 추가로 구비하겠다”면서 “앞으로 익수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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