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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7. 서현이의 기도 편지

△글제목: 서현이의 기도 편지

△글쓴이: 김서현 (무주 설천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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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아! 달님아!

너에게 아주 소중한 부탁이 있어. 들어주겠니? 꼭 들어줬으면 좋겠어.

올해 2022년 7월은 나에게 아니 우리 가족에게 최대의 슬픔이었고, 놀라움이었고, 걱정이었어. 무슨 일이냐면 내가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가 내 키의 2배나 되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허리뼈 2개가 골절이 되었대…. 워낙 큰 수술 이어서 우리 가족 모두는 너무나 당황스러웠어.

난 평소에 안 하던 기도라는 걸 하게 되었어.

우리 할아버지, 우리 아빠, 우리 엄마, 내 동생들 모두 기분이 좋지 않았어. 할머니가 아프면 우리 가족의 생업인 한과 사업에 영향을 주거든…. 엄마는 부엌에서 밥하실 때마다 “휴∼” 한숨을 내쉬고, 아빠는 할머니 걱정 때문에 공황장애랑 비슷한 증상이 생겨서 식은땀도 많이 흘려. 최초 할머니 발견한 사람이 우리 아빠거든…. 그래서 많이 놀라셨나 봐. 내 동생들은 말로만 걱정하고 아직은 나처럼 걱정은 없는 것 같아서 편하게 보이기도 해.

제일 걱정인 사람은 우리 할아버지이셔. 항상 챙겨주는 말동무 할머니가 옆에 없으니까 할아버지 모습이 쓸쓸해 보였어. 일부러 할아버지는 내색을 하지 않으시지만 다 티가 나고 표시가 나.

이번 추석에도 우리 가족은 조용히 보냈어.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같이 계시는 병원에 가고 싶었는데 이 나쁜 코로나 때문에 안 된대. 그래서 달님 보면서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야.

TV에서 100년 만에…. 60년 만에…. 35년 만에…. 뜨는 귀한 달이라고 해서 엄마랑 동생들이랑 달구경도 하고 엄마가 가장 큰 달에다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아는 척…. 모르는 척…. 기도도 해봤어. 두 손 모아 공손하게 했어. 둥글고 큰 달이 구름에 가리워질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우리 할머니 6개월 동안 병원에서 재활치료 잘 받고 건강한 두 다리로 걸어서 우리 집에 오실 수 있도록…. 동생들이랑 진심을 다해 기도드렸어. 분명 달님은 들어주시겠지? 아님 별님이라도 들어주시길 바라며….

우리 할머니 엄 순자, 분자, 엄순분 할머니 꼭 잘 이겨내서 내년 추석에는 함께 한가위 달 보아요. 사랑해요 할머니.

2022년 9월 12일 손녀딸 김서현 올림.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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