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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국비지원에 발목 잡혔나

안봉호 기자(군산본부장)

지난 1998년 2월 당시 조촌동 2정수장에서 추진중인 고도정수처리시설사업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었다.

 

이 사업은 정수강도를 높여 보다 양질의 물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2000년부터 1급수인 용담댐물이 수돗물로 공급될 터인데 수십억이 투입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설치가 타당성이 있느냐’는 의견과 ‘그래도 국비가 투입되는 데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립됐었다.

 

반대의견은 불과 2년정도 활용될 처리시설에 국비 30억원에 빚까지 얻어 마련한 시비 30억원을 보태 총 6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는 것은 예산낭비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지난 1959년에 설립된 제 2정수장의 거의 모든 시설이 내구연한을 훨씬 초과, 폐쇄까지 거론됐던 터였기에 시민들사이에서 반대의견이 더 많았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사업추진당시 갈수기로 원수가 악화됐고 향후 원수의 수질악화가 더 예상돼 국비 30억원을 지원받은 이상 시민들에게 양질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이 사업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국비 30억원의 지원을 덥썩 받아 놓은 시는 반대의견을 무릅쓰고 이 사업을 끝까지 추진, 지난 99년 11월에 준공시켰으나 용담댐물이 군산시에 전적으로 공급됐던 지난 2003년 2월이후 마침내 제 2정수장은 쓸모없는 시설로 전락해 버렸다.

 

60억원이란 막대한 돈을 투자해 놓고 불과 4년정도 활용한 셈이다.

 

‘60억원이 내 돈이라면 과연 투자를 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국비의 투입은 수돗물공급기능이 끝난 제 2정수장과 옥산수원지를 현재까지 수도시설로 묶어 놓고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시킬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 시상수도행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

 

쓸모없는 제 2정수장을 매각조차 하지 못해 84억원(공시지가 기준)에 상당하는 정수장부지내 시유지 약 1만여평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잘만 개발하면 은파유원지나 월명공원에 버금갈 정도로 수려한 휴식공간이 될 옥산수원지주변 상수원보호구역 70여만평도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상수도부채가 262억원에 달하고 상수도요금의 현실화율이 84.5%로 시민들이 요금인상의 압박을 받고 있어 조속히 부채를 상환해야 할 상황에서 시는 오히려 정수장과 수원지의 유지관리를 위해 매년 3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시는 ‘환경부에 수차례에 걸쳐 수도시설의 폐지를 건의했으나 제 2정수장에 국비가 투입돼 있어 곤란하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조촌동 제 2정수장이 조속히 폐지되지 않고 옥산수원지의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지 않는다면 향후 상수도 관련 부채를 쉽게 상환할 수 없고 유지관리비만 계속 퍼부울 수밖에 없어 시민들의 상수도물값인상 부담만 가중될 우려가 높다.

 

‘국비’라면 빚이라도 얻어 시비부담을 해서라도 ‘무조건 쓰고 보자’는 식의 시의 잘못된 행정행위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서고 있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환경부로부터 매번 똑같은 답변만 듣고 주저 앉아 있을 일이 아니라 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제 2정수장시설의 폐지와 상수원보호구역의 해제를 위해 발벗고 뛰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시민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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