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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시민] 전주 아름다운 공원가꾸기 봉사대 '수미봉'

30여개 초등학교 무료 가지치기…13개 공원 나무관리 정성

도심공원내 조경수의 전지작업을 벌이고 있는 수미봉 봉사대원들. (desk@jjan.kr)

"시민들이 내집같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정원같은 공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지역내 도심공원 가꾸기에 나섰다. 일반인들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자치단체에서 관리해주고 있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시공원인 만큼 '시민의 힘으로 바꿔보자'며 팔을 걷어부쳤다.

 

'수미봉(樹美奉)(회장 박덕용)'. 말 그대로 '아름다운 공원가꾸기 봉사대'다. 일반 봉사대와 달리 이들은 나무조경의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봉사대이다.

 

특히 이들이 관심을 끄는 것은 모두가 직장에서 퇴직한 은퇴자들이라는 점.

 

현재 회원이 50여명에 달하는 봉사대원들은 교사와 경찰 공무원, 회사원, 간호사, 건설업, 전업 주부, 군출신 등으로 전직 직업이 다양하다. 이에따라 연령대도 60대 초·중반이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하나로 뭉치게 된 것은 은퇴후의 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같다는 것. 퇴직은 했지만 아직도 일할 수 있는 힘을 지역사회를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이들이 모인 장소는 정부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산업직업학교. 운영 프로그램이 다양했지만 이들은 모두 필연처럼 조경학과를 선택했다.

 

지난 2004년께 운영하던 건설업을 정리, 취미생활과 지역봉사활동을 위해 직업학교 1기생으로 입학했던 박덕용 회장이 산파역을 맡았다. 박 회장은 1년의 교육기간 동안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주위 동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졸업후 그는 개인 사무실을 내고 뜻이 맞는 졸업생들을 모아 '늘푸른'이란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모두 '조경기능사'자격증 소지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들은 그동안 간직해 왔던 꿈을 실현해 나가기 시작했다.

 

10여명으로 출발한 이들은 곧바로 전주지역내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자신들이 배운 기술로 학교내 나무를 무료로 가지치기를 해주겠다고 제안하자 학교측에서는 흔쾌히 승락했다. 최근까지 30여개의 초등학교에서 무료 봉사활동을 벌였다.

 

1개 학교당 평균 3∼4일씩이 걸렸다. 하루에 10여명이 동원되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고된 노동이었다. 사다리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과정을 빙돌면서 해야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회원이더라도 소나무 한 그루를 전지하는데 꼬박 반나절이 걸린다. 이 때문에 이들은 한달에 15일 이상은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회원들 누구하나 불만이나 불평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이 사회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만이 생겼다.

 

이 사이 자신이 졸업한 전문학교에 특강을 나간 박 회장은 강연을 통해 '인생을 재미있게 보내자. 이왕이면 전주시를 아름답게 가꾸는데 힘을 모으자'고 역설하면서 뜻을 같이하는 졸업생들을 불러 모았다. 직업학교 1기∼3기 졸업생들이 동참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에는 전주시에 정식 자원봉사단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도시공원 가꾸기에 나섰다. 명칭도 수미봉으로 바꿨다.

 

현재 전주지역에는 160여개의 도심공원이 있으며, 이중 13개의 공원을 이들이 가꿨다.

 

그들의 손길을 거친 공원은 새로운 모습을 변한다. 꺼칠하고 볼품이 없던 나무가 깔끔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되면서 공원의 분위가 확 달라졌다. 시민들의 호응이 큰 것은 당연한 일.

 

현재의 실력으로 보면 이들의 일당은 13만원에서 20만원대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들은 순수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오히려 도심공원 가꾸기 운동을 위한 경비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아파트 조경을 맡기도 한다.

 

회원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한다. 공원관리에 대한 자치단체의 예산이 부족해 조경수의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는 그들은 "예산부족으로 공원내 조경수들이 10∼20년이 지나도록 전지가 되지 않을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주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시민들의 '공원가꾸기 봉사활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게 가장 큰 꿈이라고 밝혔다.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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