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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관 간첩조작 다시는 없어야"

'태영호' 납북사건 부안 위도 주민 화해행사…허위자백 당사자·경찰 관계자 불참 아쉬워

10일 전북 부안군 위도면 위도중고등학교에서 열린 '태영호 사건 무죄 축하 및 주민화합행사'에서 강대광(오른쪽)씨 등이 꽃다발을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desk@jjan.kr)

"간첩 누명을 쓰고 40년을 냉대속에서 살아왔는데 이제야 한을 풀었습니다"

 

1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부안군이 '태영호 사건' 피해 어민과 주민의 명예회복을 축하하기 위해 부안 위도중학교 체육관에 마련한 '위도 주민 화해행사장'. 1968년 7월 3일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병어 잡이 도중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가 4개월 만에 돌아온 뒤 간첩의 멍에를 쓰고 살아온 '태영호' 선주 강대광씨(67)는 지난 40년간의 피맺힌 응어리를 이같이 풀어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른바 '태영호 간첩단사건'에 휘말려 철천지 원수로 지내야했던 한 마을주민들이 이날 40년 만에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이 들이 화해하게 된 것은 '간첩'과 '밀고자'라는 누명이 벗겨졌기 때문.

 

강씨 등 어민 4명은 당시 수사기관의 갖은 고문과 가혹행위에다 이웃들의 허위자백을 근거로 간첩의 누명을 쓰고 살아오다 지난 9일 열린 법원의 재심에서 자진월북과 간첩행위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태영호 어부들은 '간첩단'으로 몰려 억울하게 징역 3~10년형을 받아야만 했고, 이들이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한 사실이 있다고 허위 진술한 주민들에게는 '밀고자'란 누명이 씌워졌다.

 

이로 인해 태영호 어부들은 마을 주민들의 기피와 냉대로 평생을 고통속에 살아야 했고, 주민들은 이들 때문에 억울하게 고통을 당했다며 등을 돌리고 지냈다.

 

이처럼 등을 돌린 한 마을주민들이 이날 환하게 웃으며 '화해의 손'을 맞잡아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들은 서로 축하의 꽃을 전하면서 위로해주고 그동안의 애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가 끝나고 점심식사 자리에 소주가 들어오자 이들은 술잔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강씨는 " 10여년을 감옥살이를 하고도 모자라 15년 동안을 주거제한 까지 받아 젊은 세월을 고통과 원망 속에 살아야 했지만 그래도 이제야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다"면서"우리나라에 나 말고도 납북됐다 풀려난 어부들이 많이 있을 텐데 그들도 하루 빨리 누명을 벗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주민들도 "이제야 우리가슴에 맺혔던 응어리를 모두 풀게 됐다"며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을 표출했다.

 

이에 앞서 과거사정리위의 김준곤 상임위원은 재심까지의 과정을 설명한 뒤 "국가기관이 조작한 사건으로 인해 주민을 이간질하고 지역 공동체를 무너뜨렸다. 결국 피해자와 허위자백한 사람 모두 피해자"라며 "국가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피해자와 주최 측, 위도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을 뿐 정작 '허위 자백' 당사자와 이들에게 고문과 허위자백을 강요했던 당시 경찰을 대신해 참석하려던 부안경찰서 관계자들은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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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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