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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익산출토 원개형동기 - 전북서 가장 오래된 소리도구

 

선사시대에 우리의 조상들은 수렵이나 어로행위를 할 때 서로 간에 연락을 꾀하거나 작업의 흥을 돋을 목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도구를 이용해 상호 교신을 하였을 것이다.

 

당대 유물을 통해 보았을 때, 많은 원시의 소리가 아직 미 발견의 상태로 남아 있으나 지금까지 발견된 일부 유물 속에서는 당시 소리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전북에서 전하는 가장 오래된 소리도구인 청동기시대의 유물인 원개형동기는 바로 농경시대의 제사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개형동기는 제정일치사회에서 제사를 관장하는 제사장의 신분을 상징하는 징표로서 사용되었다. 당시의 제사장들은 원개형동기와 같은 신성스러운 소리의 유물에서 흘러나오는 신성한 소리를 통해 부족의 화를 쫓고 복을 부름으로써 부족구성원들을 다스릴 수 있었다.

 

원개형동기는 둥근 원 모양의 청동기인데, 둥글면서 뚜껑처럼 안쪽이 약간 굽은 형태다. 또한 뒷면에 구멍이 있어 끈을 매달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오늘날 꽹과리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띤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으로 익산에서 출토된 원개형동기가 학계에 보고돼 있다. 이 유물은 1973년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이었던 고 황수영 교수가 전북지역에 조사차 내려왔다가 익산의 골동품점에서 발견하고 구입하여 국가로 귀속시킨 것이다. 황수영 교수에 의하면 이 유물은 전북지역에서 출토된 것이 틀림없다고 한다.

 

기원전 4세기 말에서 기원전 3세기 초 사이의 유물로 평가되는 이 유물은 문양에 있어서도 십자문양을 보이고 있어 '십자무늬청동의기'로 지칭되기도 한다. 약 12㎝ 크기인 원개형동기가 고대음악사에 주목받는 이유는 청동이란 재질과 십자문양에 있어 샤마니즘이란 종교의식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유물은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원개형토기 중 유일하게 십자문양이 있는 것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다.

 

오늘날에도 만주 몽고족의 무격들은 수십 개의 동령과 동경, 패곡 등을 달아서 요란하게 소리가 나는 신의를 입고 손에 신고를 잡고 두드리며, 춤을 추는 것과 비교하면 이는 원개형동기와 매우 유사하다. 다시 말해 오늘날 꽹과리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하겠다.

 

비록 악보와 음악적 산물이 없지만 원개형동기는 청동기시대에 제정일치 사회에서 신을 부르고 그 신을 통해 부족원들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면 마치 지금의 꽹과리처럼 '둥둥둥' 울렸을 당대 담백하고 솔직한 음악성이 깃들여있다.

 

전북문화재전문위원·한별고 교사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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