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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마을' 천사 마음 아쉽다

옛 전주기상대 장애인단체 입주 예정 / 일부 노송동 주민 "문화시설 활용" 주장 / 장애인에 대한 편견 밑바탕 깔려 '씁쓸'

‘얼굴 없는 천사 마을’로 명성이 높은 전주 노송동 주민들이 장애인단체(9개)의 옛 전주기상대 입주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장애인 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민들이 표면상 내세우는 반대 이유는 옛 전주기상대 건물을 대다수 주민이 필요로 하는 문화시설 등으로 사용케 해달라는 것이지만, 사실상 장애인단체의 입주를 막는 처사라는 게 중론이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주 노송동 주민 635명은 지난 10일 전주기상대 이전에 따라 그동안 각종규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기상대 부지를 문화시설 및 지역 주민자치 프로그램 활용시설로 사용해야 한다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또 주민들은 인구감소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불리한 지역여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적 환경이나 소외된 문화 환경을 고려해 옛 전주기상대를 주민들이 요구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북도는 전라감영 복원 계획에 따라 옛 전북도청사에 입주해 있던 27개 단체들의 이전을 추진했고, 이 가운데 9개 장애인단체가 옛 전주기상대로 이전하게 됐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장 이면에는 장애인단체에 대한 편견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용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장애인단체들이 옛 전주기상대 건물을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뿐인데도, 청원을 제기한 몇몇 주민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반발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면서 “전북도에서도 옛 도청사에 있던 단체들의 이전을 오래전부터 추진해왔지만 노송동 주민들에게 (장애인단체 이전에 대해) 이해를 구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장애인단체의 옛 전주기상대 이전이 오히려 노송동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전하는 장애인단체 중에 양질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면서 “이는 옛 전주기상대에 인위적으로 문화시설을 조성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얼굴 없는 천사 마을’ 조성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실제 옛 전주기상대에 입주 예정인 장애인단체 가운데 모두 3곳에서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전북장애인미술협회는 장애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무료로 미술교육을 실시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해진 전북장애인미술협회장은 “전라감영 복원으로 장애인단체가 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어렵게 옛 전주기상대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면서 “기존에 있던 곳보다 작지만 앞으로 장애인들이 꿈을 펼치게 될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에 노송동 주민들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옛 전주기상대로 이전하는 장애인단체는 전북장애인정보문화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북지체장애인협회, 전북장애인손수레자립생활협회, 한국신장장애인전북협회, 전북장애인복지문제연구소,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전북장애인미술협회,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 등이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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