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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결산] 판소리 현대적 포장·동시공연 가능성 확인

인터넷 생중계·국내외 음악가 교류 눈길 / 일부 출연자 형식적 공연에 관중 실망도

▲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열린 11일 전주향교에서 열린 더블빌 공연에 이란의 시알크 앙상블팀이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소리축제조직위

올 소리축제는 박재천 집행위원장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며 치른 첫 무대였다. 그는 동시대성으로 판소리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실험과 ‘비교음악제’를 지향하며 고품질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방향키를 잡았다. 개막공연과 동시공연인 ‘더블빌’로 이러한 지향점을 보여주며, 좀더 많은 사람이 소리축제를 즐기도록 중계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시도와 실험이 돋보였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안정화는 과제로 남았다.

△원형은 그대로, 포장은 현대적으로

지난 8일 초연한 ‘淸-Alive(청 얼라이브)’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 본래의 소리인 대마디 대장단처럼 ‘심청가’의 창을 그대로 두고 스타일리시한 형식을 더했다. 화려한 영상과 3등분한 무대를 활용하고 현대적인 반주를 편곡했다. 창의 원형을 살리되 시각적 효과와 동시대적 음악으로 포장했다.

그러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애초 설명과는 달리 해피엔딩을 구현하는 장면이 간략하게 처리돼 고조된 관람객의 감정선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이다. 더불어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창작 작품인 만큼 일회성에서 나아가 재공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재공연과 관련된 논의는 계속 나오지만 이는 상업적 영역으로 구체화는 조금 더 고민해야 한다”며 “소리에 대한 동시대적 실험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외 연출적 측면은 예산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음악제 확장

올해는 국내·외 음악가의 교류가 눈길을 끌었다. 전주향교에서 진행된 동시공연을 위해 중국 생황 연주자인 곽량 씨와 지역 예술인들이 ‘곽량&오성’팀을 결성했다. 또한 한국·폴란드 프로젝트 ‘쇼팽&아리랑’공연으로 해외 음악가와 도내 예술인의 협연이 이뤄졌다. 폴란드 민속음악과 판소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박 집행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선보인 비교음악제는 소리축제가 세계적 음악제로 가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며 “한국·폴란드 프로젝트는 올해로 끝나지 않고 제3국에서 한 번 더 공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 소리축제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는데 적극적이었다. 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과 한옥마을 경기전 등의 공연장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했다.

직접 관람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지 않는 빈 시간대를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람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자막, 해설 등을 보강하는 방안이 요구됐다.

△고른 품질 유지는 숙제

이번 소리축제는 한 장소에서 국내·외, 전통과 현대 음악을 모두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여러팀이 소리전당의 놀이마당이나 경기전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공연했다. 전문가와 아마추어팀이 연달아 나오며 일부는 품질의 편차가 발생했다. 야외 무료 공연일 경우 몰입도의 차이도 커 일부 관중은 다른 관람객의 무대 매너 때문에 눈살을 찌뿌리기도 했다.

더욱이 명인의 고품질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소리축제조직위의 야심과 달리 일부 출연자는 형식적인 공연으로 ‘명인=명품 공연’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 집행위원장은 “세계적인 음악제로 가기 위해 마니아층을 실망시키지 않는 공연을 올리고, 좋은 연주자를 발굴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이름 앞의 수식어 이전에 적극적으로 음악을 들려줄 출연자를 섭외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넓어지는 한옥마을을 포괄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연장 배치 등을 염두하고 내년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리축제의 축제성과 전문성의 갈림길에 대해 김한 조직위원장은 “조직위를 맡은 뒤 해매다 이전 축제를 계승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금씩 바꿔왔다”며 “대중성이나 전통성 문제라는 경계를 깨지 않으면 세계적인 축제로 가기 어려운 만큼 일부에서 지적하는 대중가수 초청 공연은 좀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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