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분 시인 3번째 동시집 〈안녕, 햄스터〉
‘헌 운동화는 밤늦도록/새 운동화에게 이야기합니다//비 오는 날/놀이터에선 물웅덩이 조심하고/문방구에 가면/게임기 앞에 쪼그려 앉지 말고/심부름 갈 땐/신호등 없는 찻길 꼭 조심하고//헌 운동화는/그동안 나랑 함께 걸었던 길을/새 운동화에게 들려주느라/바쁩니다.’
사물에 대한 인정어린 시선은 또래에게도 이어진다. ‘딱 한 사람’인 친구는 이런 사람이었다. ‘내가 젠투펭귄이랑 악수했다 말해도’, ‘혹등고래랑 바다를 누볐다 말해도’, ‘물개랑 입 맞추며 놀았다 말해도’ 누구 하나 믿어주지 않았지만 ‘그런데 딱 한 사람/그 친구만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그 친구가 우주에서 왔다고 했을 때/나도 그대로 믿어 줬거든.’
동심의 시선으로 가족, 친구, 동물을 노래한 동시집이 나왔다.
박예분 시인은 3번째 동시집 <안녕, 햄스터> (청개구리, 그림 서숙희)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서 그는 4개 부분으로 나눠 56편의 동시를 실었다. 안녕,>
이준관 아동문학가는 박 시인의 작품 세계를 ‘사랑과 평화로 가득한 동심의 세계’로 묘사했다. 그는 “한결같이 따뜻한 사랑의 세계를 노래했으며, 이번 시집에서는 가족, 친구, 동물까지 사랑의 마음이 넓고 깊게 닿아 있다”고 안내했다.
이번 동시집의 제목과 같은 이름의 시의 경우 작가가 도서관에서 만난 학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단초가 됐다. 18개월간 키우던 햄스터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슬퍼하는 남매의 사연을 시로 옮겼다. 죽은 햄스터를 ‘모과나무 아래 곱게 묻어 주고/돌아서는데 누나도 나도 엉엉/눈물 콧물 훔쳤어’라며 애완동물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남매의 마음을 담았다.
박 시인은 “동심은 있는 그대로 보고 믿고 생각하고 말하고 때론 엉뚱하게 표현하고 싶은 어린이의 마음이다”며 “동시는 동심의 세계를 시로 지은 밥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린이의 마음을 잘 읽어 주고 만져 주는 영양가 좋은 동시밥상을 차리겠다”고 덧붙였다.
박예분 시인은 임실 출신으로 지난 2003년 <아동문예> 와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다. 전북아동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과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저서로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 <엄마의 지갑에는> , 동화책 <이야기 할머니> , 역사논픽션 <뿔난 바다> , 그림책 <피아골 아기 고래> 와 초등글쓰기 교재 <글 잘 쓰는 반딧불이> 시리즈가 있다. 글> 피아골> 뿔난> 이야기> 엄마의> 햇덩이> 아동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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