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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도 혹시…아동학대 의심 신고 급증

'고준희 사건' 이후 늘어…전주·정읍·완주·진안 두 달 새 102건

‘고준희 사건’, 단지 가족의 사랑만 부족해서였을까.

 

전주에 사는 사회복지사 A씨는 한순간에 ‘나쁜 엄마’로 몰렸다. 이웃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 때문이었다. 지난달 25일 오후 6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온 A씨가 아이들을 향해 큰소리쳤다. 아이들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게 화근이 됐다.

 

눈물을 흘린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킨 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 경찰이 찾아왔다. 신고가 들어왔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별다른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요즘 준희사건으로 조금 큰 소리가 나면 신고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준희의 이웃’들이 빠르게 예민해지고 있다.

 

31일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전주·정읍·완주·진안에서 지난 12월과 1월 두달간 접수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총 102건으로 나타났다.

 

출동 현장에서 아동학대 의심 징후가 발견되지 않으면 의심 신고로 처리되지 않는데, A씨처럼 큰소리에 놀란 이웃의 신고가 많아졌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말이다.

 

전주 덕진경찰서 관계자는 “준희 사건 이후로 아동학대에 대한 이웃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실제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면 일반적인 훈육 과정에서 발생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엄마들의 고민 주제도 ‘아동학대’다. 인터넷 출산·육아 관련 전문 커뮤니티인 ‘맘스홀릭베이비’ ‘전주 전북 알뜰맘’ 등에서 아동학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게시글을 통해 ‘숨진 고양이 충격적인 사건 같지만, 주변에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나도 모르게 학대하는 부모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은 ‘동영상으로 증거를 모아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해 주세요. 그냥 신고하면 주관적인 판단으로 간주해 접수가 안 된다’고 했다.

 

우석대학교 이성희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이웃의 적극적인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있었다면 준희가 더는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훈육 차원에서 아이를 혼내는 부모의 생각도 이젠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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