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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

신어보고 또 신어보고,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지요. 살며시 일어나 새 신발을 신고 이불 속에 들었지요. 놀림이 다 커서까지 따라다녔네요. 명절 때나 사주시던 신발, 그땐 너나없이 검정 고무신이었지요. 어른들도 장에 갈 때나 흰 고무신이었고요. 짚수세미로 말갛게 씻어 툇마루에 기대 놓던 할머니 아버지의 흰 고무신이 눈에 선합니다. 부잣집 사람들이나 두어 켤레 번갈아 신던 신발이 신발장에 그득합니다. 기차표나 만월표였는데, 나이키 르까프 아디다스 반스 케이스위스……. 상표도 참 어렵습니다.

꼬마가 길을 갑니다. 세 살쯤, 엄마 손을 놓고 앞장섭니다. 리본 달린 꽃신이네요. 우수 앞에 새봄맞이로 장만해 준 듯합니다. 저 아이도 새 신발을 신고 잠들었을까요? 그 옛날 나처럼 쓰다듬고 신어보느라 쉬이 잠 못 들었을지 모릅니다. 길 턱도 가뿐히 올라서는 걸 보니 발에 꼭 맞는 성싶습니다. 뒤꿈치 물리지 말고 넘어지지 말고 고슬고슬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심! 젊은 엄마도 가뿐합니다. 내 부모님도 그러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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