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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불어 숨 쉬는 한옥, 한국적 감성을 담다

테라코타 작가 이한우, 한국적 테마 소재로 작업해와
전주 중심으로 한옥의 심미성·전통과 현대 조화 표현
누벨백미술관서 8월 6일까지 개인전 ‘Dream of Hanok’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22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한우 작가가 ‘Dream of Hanok’이라는 작품 이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22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한우 작가가 ‘Dream of Hanok’이라는 작품 이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자연의 본질적 재료인 ‘흙’에 매료된 조각가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뜨거운 불꽃 속에서 땀방울로 완성한 작품으로 한국적 감성과 미학을 이야기하는 것. 한옥이 주는 따뜻한 감성은 그래서 그가 오랜 세월 고집해온 한국적 테마와 잘 맞았다.

유년시절 한옥에서 살며 흙의 매력을 일찍이 접했다는 이한우 작가. 그가 22번째 개인전 ‘Dream of Hanok’으로 자연과 더불어 숨 쉬는 삶을 바라보고 있다. 8월 6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

‘점토(terra)를 구운(cotta) 것’이라는 뜻의 ‘테라코타(Terracotta)’는 그의 작업 과정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도예와 조각의 결합으로 ‘하이브리드 아트’를 완성했다.

10년 넘게 ‘흙’을 만지며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는 그는 ‘작가정신’과 ‘장인정신’ 그 너머에 ‘실험가 정신’을 위한 정신적 공간을 새로 마련한 듯 했다. 이는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개방적인 마음자세에서 비롯한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한옥의 장점’이었다.

자연을 바탕으로 하며 바람이 통하고 햇빛이 머무는 공간. 옹기종기 모여 정겨운 공동체를 그리는 운치. 여인의 덧버선 코 같은 한옥 처마의 곡선. 이처럼 허세나 가식이 없는 한옥의 미덕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아도 자랑하고픈 가치였다고.

이 작가는 지난 2015년 일본 가나자와 문화재단 초대전을 통해 한옥 시리즈를 먼저 외국에 소개했다.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을 주제로 한 이 전시에서는 한옥의 전통정신과 현대 감각의 조화 속에서 작가의식의 정점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작가는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표현으로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심연 풍경이 편안하게 다가가길 바랐다. 이는 곧 한국의 정서이자 한옥 고유의 고결함에 담긴 깊이 있는 격조로 나타났다.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나라를 둘러보며 든 생각은 우리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면 전통가옥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자로 재단한 듯한 현대식 건축물이나 화려한 외관에만 신경 쓴 건물에는 정겨움이 없고 차갑게 느껴지죠. 그에 반해 우리 한옥은 무한한 자긍심을 가져도 될 만한 균형과 조화의 미학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처구니’는 그의 작업에 개성을 더했다. 이는 옛 선조들이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의미로 궁궐 기와에 세운 토우 잡상인데, 액운을 쫓고 길한 일을 부른다는 한국적 삶의 정취가 녹아든 대목이다. 또 그는 작품 곳곳에서 기와와 막새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한옥의 묵직함을 더했다.

오방색의 활용도 돋보이는데, 이전의 작업에서는 안료를 가지고 회화적 느낌을 극대화했다면 최근에는 유약을 3회 덧칠함으로써 강렬한 색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한우 작가는 우석대학교 교육대학원,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전주대학교 예체능대학 미술학과,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등 지역 대학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열정을 쏟았다.

전북미술작가상, 한국예총 공로상, 석운문화상, Danya 아트페어 대상 West sea 아트페어 우수작가상, 벽골미술제 초대작가상, 전라북도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의 수상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한옥은 대부분 함께 모여있으면서 편안하고 고즈넉한 느낌을 주죠. 그 안에 사는 즐거움이란 계절의 흐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해요. 문과 창을 열면 자연이 바로 가까이에 있고 꾸미지 않은 편안함에 기대어 쉴 수 있어요. 그래서 한옥을 꿈꾸지요.”

그는 현재 김제에 마련한 작업실 근처에 한옥으로 된 갤러리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꿈도 찬찬히 실현해가고 있다. 이 공간이 완성되면 누구나 쉬어가듯 들러 고즈넉한 자연이 주는 휴식을 나눠갔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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