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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한국의 미(美)란 무엇인가?

하종현,  197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하종현, 197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한국미학의 전통과 뿌리로서 대표적 문화재와 근현대 미술을 한 자리에 모아 한국의 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기획전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이 10월 10일까지 열리고 있다.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35점, 근현대미술품 130여 점을 선정, 한국미의 뿌리인 문화재가 한국 근현대 미술에 끼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이다. 근대의 뛰어난 미학자 최순우, 고유섭, 김용준 등의 한국미학을 통해 한국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는 근현대 미술을 크게 네 가지로 분석했다. ‘성스럽고 숭고하다 성(聖)’, ‘맑고 바르며 우아하다 아(雅)’, ‘대중적이고 통속적이다 속(俗)’, ‘조화로움으로 통일에 이르다 화(和)’로 한국의 미를 나누었다.

‘예술의 지극히 높은 경지’인 성(聖)을 우리 민족은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성스러운 아름다움은 한국미의 뿌리인 고구려 고분벽화와 통일신라 석굴암 본존불, 고려청자에서 잘 드러난다. 고려청자 ‘청자상감 포도동자무늬 주전자’의 동자들과 한국 근대 미술의 대표적 서양화가 이중섭(1916~1956) 말년작 ‘봄의 아동’의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닮았다.

맑고 바르며 우아하다는 아(雅)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추사의 문인화, 순백의 아무런 무늬가 없는 달항아리 등에서 발견된다. 1970~80년대 한국의 단색조 추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 대표적 화가로 박서보와 하종현 화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하종현의 ‘도시 계획 백서’는 단색화 전에 그렸던 작품으로 세련되고 현대적이다.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속(俗)은 김홍도의 풍속화와 신윤복의 미인도 등에서 보이고 현대에 와서는 1980년대 민중미술에 계승, 강렬한 채색화의 유행을 부추겼다. 마지막 화(和)는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다양한 가치와 미감이 역동적으로 변모한다.

위의 네 가지 미감이 조화롭게 녹아있는 한국미를 대표하는 신라의 ‘서봉총 금관’(보물 339호)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어서 기쁘기 한량없었다. 또한 일제강점기 보물과 국보를 지켜낸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 선생이 그린 기품있는 동양화를 볼 수 있어서 특별했다. 간송의 스승 독립운동가 오세창 선생이 “동서고금에 문화가 높은 나라가 낮은 나라에 영원히 합병된 역사는 없고, 그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다”라고 한 말씀을 새삼 되새겨 본다.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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