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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8. 나눔의 끝에서 배운 사랑

△글제목: 나눔의 끝에서 배운 사랑

△글쓴이: 홍은표(서울월촌초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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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슬픈 소식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나는 잊을 수 없는 선생님 한 분이 계신다. 그 선생님은 3학년 담임이셨는데,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신다.

지금 내가 조금 더 철이 들어서 생각해 보니 더 좋은 선생님이셨던 것 같다.

선생님은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학교로 출근을 하셨다. 아이들을 위해 수업을 더 재미있게 하시려고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게 준비하시기 위해서였다. 

나였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겠지만, 선생님은 우리에게 더 베풀고 더 나눠주시기 위해 그런 일을 하실 수 있으셨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선생님을 존경하는 내 마음은 더욱 커졌고 선생님께도 내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종례가 끝나면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책상만 청소하고 밖으로 후다닥 뛰쳐나갔지만, 나와 내 친구 은채는 남아서 남의 자리가 깨끗한지 확인하고 바닥도 물티슈와 걸레로 깨끗하게 닦고 교실을 나왔다.

한 30분 정도 남아서 그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해 주신 것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 작은 나눔이었지만 어떤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다.

선생님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너희가 도와주니 빨리 끝났네!”라고 하시며 우리를 칭찬해 주셨다.

어린 나이였지만 선생님을 도울 수 있어서 기뻤고 조금 도움을 드렸을 뿐인데 선생님께 칭찬받았다는 것이 너무 뿌듯했다. 

3학년 수업이 끝나는 날까지 은채와 나는 수업이 끝난 뒤 20~30분 정도 남아서 교실을 청소하고 집으로 갔다.

선생님이 나눠주신 사랑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기에 우리도 자발적으로 그런 따뜻한 마음이 나온 것 같다.

4학년 때에는 선생님께서 나와 같은 아파트, 그것도 윗집 아랫집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알고 있던 터라 더 도움을 주고 싶었다.

5학년이 된 지금은 학교 끝나고 학원이 줄 지어 있어서 끝나고 청소는 못 하지만 수업 시간에라도 나눔,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모르는 선생님이라도 모든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의 뉴스에서 학교 선생님들에 대해 좋지 않은 소식이 나올 때면 내가 직접 나서서 선생님들 편을 들고 싶은 정도이다.

모두가 학교 선생님들을 돕고 사랑했으면 좋겠다.

3학년 때 선생님이 나에게 “나눔”에 대해 일깨워 주셨기에 나는 앞으로도 계속 다른 사람들 그리고 동식물에게도 사랑을 나눠주는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참 사랑했던 식물이 있다.

우리 집에서 키웠던 스투키라는 종의 식물이었는데, 부모님이 결혼하고 나서 사신 것이다.

거의 15년쯤 된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스투키는 점점 시들더니 죽어가기 시작했다.

부모님도 내 동생도 이제 포기한 듯 신경 쓰지 않았지만, 스투키에 애착이 많았던 나는 스투키를 위해 계속 신경을 써 주었다. 진심으로 스투키를 아꼈다.

용돈으로 식물 영양제를 잔뜩 사 오고, 스투키 앞에 매일 앉아 있었다.

매일 스투키를 보며 내가 널 살릴 거라고 이야기했다.

넌 절대 죽지 않을 거니까 조금만 버티라고 응원했다.

스투키는 내가 돌보아 주자 조금은 살아난 듯했지만, 그 이후로 다시 시들었다.

나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스투키가 나아지기를 빌었고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점 죽어가는 스투키를 보고 너무 슬펐다.

인터넷에 스투키를 살리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고 최대한 애를 썼다.

결국 스투키는 죽었지만 나는 스투키를 기억하기 위해 조그만 스투키를 두 개 더 샀다. 원래의 스투키의 화분에 있던 이름표와 돌을 작은 화분으로 옮겼다.

엄마 아빠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한 스투키는 더 이상 없었지만, 스투키를 닮은 작은 스투키 화분을 보며 스투키를 기억했다.

그 한 그루 식물을 위해 노력한 내 자신도 자랑스러웠다.

사랑이 유독 많았던 선생님께서 내게 나눠주신 덕분에 내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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