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3대째 가업…관광객 필수 여행코스 / 앙금·야채빵 등 인기 주말 1인당 구매량 제한도
경제 상황 때문에, 대기업에 밀려서…. 하루에 문을 여닫는 가게가 수없이 늘어나고 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 만의 차별화된 노하우로 명성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트렌드도 비껴가는 명가 이야기. 전북일보는 명가로 자리 잡기까지의 남다른 노력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흘린 눈물과 땀방울,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그 이름을 지켜내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어요. 가장 좋은 재료만 쓰라는 시어머니 말씀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 게 명가라는 이름을 듣는 비결인 것 같아요. 개업 이후 한 번도 불량 식자재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거든요."
전북 군산시 중앙로 1가 옛 시청 건물 맞은편에 자리한 제과점 이성당(李成堂). 1945년 광복을 맞던 해 문을 연 이후 68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기도 하다.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만든 집이라는 간단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내력과 명성은 간단치 않다.
이성당은 사실 1920년 '이즈모야'라는 일본인 제과점이 모태다. 이 제과점 이름은 일본 시네마현 이즈모시의 지명에서 따왔다고 한다. 광복 후 적산가옥 불하 과정에서 이성당 창립자 이석우 씨가 이 건물의 절반을 받아 제과점을 시작한 게 현재의 이성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창업주 고(故) 이석우 씨의 조카인 고 조천형 씨의 며느리인 김현주 사장(51)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 사장은 "1984년 남편과 결혼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빵집을 내가 운영하게 될지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남편이 1988년 빵과 과자 재료인 앙금과 쌀가루를 생산하는 대두식품을 설립하면서 이성당 운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평일에는 1500~2000명, 주말에는 3000명 이상이 우리 가게 빵을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들어요. 하루 1만3000개(주말 2만5000개 이상)의 빵과 과자가 팔려 나가지요. 주말에는 1인당 구매량을 빵 10개 이하로 제한했어요. 때론 제과업계 대표님들이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저에겐 언제나 전쟁 같은 일이죠."
150평 규모의 이성당은 지난해 60~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 원료인 쌀가루와 앙금 등은 김 사장의 남편 조성용 씨(57)가 운영하는 곡물 가공 업체인 대두식품에서 공급받고 있다. 전체 직원 60명 중 제빵기술자 20여 명이 전통의 맛을 재창조한다.
이성당이 만들고 있는 제품은 빵과 과자, 케이크, 빙과류 등 200여 가지.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게 앙금빵과 야채빵, 크로켓 등 전통의 아이템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이성당이 항상 흑자를 냈던 건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군산 시내 상권이 신도심 쪽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일어난 1990년대 말. 구도심 한가운데 있던 이성당도 타격을 크게 받았다. 2000년 초에는 5년 가까이 내리 적자를 냈다.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노력했다는 김 사장은 남편과 함께 쌀빵 개발에 나서는 한편 커피와 야채수프, 토스트 등으로 이뤄진 모닝세트를 내놓았다.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요리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메뉴도 만들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성당이 쌀빵을 내놓기 시작한 2006년부터 손님들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그중 성공작이 2006년에 내놓은 쌀가루 빵인 '블루빵'이다. 특히 100% 쌀로 만든 식빵과 센베는 인기만점이었다. 이제 군산의 근대역사콘텐츠가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 코스로까지 자리 잡았다.
프랑스와 미국 등에서 열리는 유기농 재료 전시회, 제과 전시회를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는 김 사장. 그는 1년째 전 제품을 효소로 전환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전통 아이템이지만 프랜차이즈에서 따라올 수 없는 맛을 구현해 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성당이 오랜 시간 변함없이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기술과 믿음에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100년, 200년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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