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처럼 달콤한 맛에 부드러운 삶은 덤이죠
< <가을이다. 계절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상차림. 늘 먹던 밥과 반찬이지만 제철 재료 하나만 더 넣어도 전혀 다른 식단이 된다. 계절이 바뀌면 하늘도 풍경도 달라지듯 우리 입맛도 그만큼 변화를 원한다는 뜻이다.< p>가을이다.>
맑은 하늘아래 말만 토실토실 살찐다면 이 얼마나 억울한 상황인가. 더위에 잃을 뻔한 입맛을 간신히 붙들었다면 이제 달콤한 변화를 시도 해보자.
이제부터 소개할 '이것'의 또 다른 이름이 '이보다 더 달콤할 수는 없다'라고 하니 단단히 각오를 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부드럽고 향이 깊습니다. 진한 커피와 함께 할 때 진가를 알 수 있죠."
여전히 낯설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디저트 '마카롱(Macaron)'을 한 입 베어물었다면 아마 당신은 이런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에스프레소 한 잔과 작은 마카롱을 한 입에 넣고 카페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멋진 '빠리지앵(Parisien)'이나 '빠리지엔느(Parisienne)'를 떠올릴 수도 있다. 물론, 제대로 만든 마카롱을 맛 보았을 때 얘기다.
도도하고 앙큼할 것 같은 생김새지만 입 안에선 그저 사르르 녹으며 달콤한 향을 퍼뜨리는 연약한 과자.
그동안 우리가(혹은 기자가) 먹었던 딱딱하고 큼지막한 몸집의 '달기만 한 과자'쯤으로 여겼던 데에 미안한 맘이 들 정도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향신료가 아닌 가장 좋은 재료를 쓰고 있습니다.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 레시피(recipe·요리법)에 맞추는 것은 물론이고요. 모든 과정을 직접 만들다보니 힘들긴 하지만 맛은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죠."
철저한 자기 철학을 갖고 마카롱을 만드는 임정엽씨(40). 올 4월 전주 금암동에 문을 연 'LE PETIT FOUR(르 쁘띠 푸·프랑스어로 작은 오븐이라는 뜻)'는 아직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디저트 카페다.
처남이 먼저 문을 연 서울 홍대 앞 본점에서 먹었던 마카롱은 그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한 디저트 카페로 성장한 '르 쁘띠 푸'는 처남 김대현 쉐프가 운영하고 있다. 쉐프는'폴 보퀴스(Paul Bocus)'라는 프랑스 유명 호텔학교를 거쳐 프라자 호텔에서 일하며 쌓은 자신만의 레시피로 손님들을 사로잡으면서 이름을 알렸다고 했다.
"처남과 동생이 함께 하는 데도 감당이 안 될 만큼 바쁘더라고요. 마침 저는 하던 사업을 그만 두고 전업을 준비 중이었죠. 그래서 일도 도와줄 겸 서울에 갔던 건데 맛을 보고는 반해버린 거예요. 그래서 배우기 시작해 고향으로 내려와 문을 열게 됐습니다."
낚시를 취미로 삼으면서 10여년 넘게 전국의 섬이란 섬은 다 다녔다는 '거친 남자'였던 그의 과거를 듣고 나니 마카롱을 만드는 모습이 어쩐지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는 듯도 했다.
임씨는 "작고 아담한 한 입 크기의 과자를 입에 넣은 순간 달콤하면서 맛있었고, 만드는 과정을 보자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 쉐프가 5년 가량 배운 노하우를 일대일 지도로 2년 가까이 집중 교육 받았다"고 했다.
8~9가지의 재료로 몇 시간씩 꼼짝 못하고 집중해야 하는 만만찮은 작업이지만 임씨는 금세 빠져들었다. 마카롱을 만드는 사람으로 남는 건 이젠 직업을 넘어 꿈이 됐다. 고민도 많고 팍팍하기만 하던 그의 삶도 부드러운 마카롱을 만나면서 행복해진 셈이다.
이런 그의 진심을 알아서일까. 디저트를 챙겨 먹거나 다소 비싼 비용을 들이는데 익숙치 않은 시민들도 점점 입소문을 이곳을 따라 찾고 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멜바크림 마카롱인데요. 복숭아를 갈아 넣고 산딸기와 화이트초콜렛 등을 넣고 만드는 거에요.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정말 좋아요. 특히 여자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야외 나들이하기에 좋은 요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새콤달콤한 멜바크림 마카롱을 가득 담아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서든 프랑스의 오후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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