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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 산삼 교실…귀촌인들의 ‘느린 도전’이 시작됐다

지리산 자락 교육장에 20대부터 70대까지
14년간 1000명 배출…산촌 정착 ‘관문’ 역할

지난해 여름 한국임업진흥원 남원임산물교육센터에서 재배 중인 10년근 산양삼에 빨간색 꽃이 피었다. /한국임업진흥원 남원임산물교육센터 제공

산속에서 자라는 한 뿌리에 수년이 걸린다. 빠른 수확 대신 ‘기다림’을 택한 사람들이 남원 산골에 모였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남원시 아영면.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에 한국임업진흥원 남원임산물교육센터(이하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이날 센터 강의실에는 2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는 달랐지만, 눈빛은 새로운 배움을 향한 열망으로 빛났다.

교육은 강일수 센터장이 강사로 나서 산양삼의 구조와 사포닌의 효능, 품질관리제도 등에 대한 이론 수업을 진행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 교육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혹은 낯선 산촌으로 온 이들에게 이 교실은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 되어왔다.

우상길(70대) 남원임업산업발전협의회장은 은퇴 후 고향 남원으로 돌아온 귀촌인이다. 그는 “남원의 임산업 발전을 위해 산양삼 재배기술을 배워보려고 왔다”라며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교육의 중심에 있는 산양삼은 흔히 아는 인삼과 같은 인삼속 식물이지만, 법적 정의부터 다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인삼은 ‘인삼산업법’에서 ‘오갈피나무과 인삼속 식물’로 정의되는 반면, 산양삼은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산지에서 재배하고 품질검사에 합격한 오갈피나무과 인삼속 식물’로 규정된다.

인삼 연구개발은 농촌진흥청이, 산양삼 연구개발은 산림청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밭에서 키우느냐, 산에서 키우느냐의 차이가 법적 정의와 관할 부처까지 갈라놓은 것이다.

강일수 센터장은 “단기소득임산물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것이 산양삼”이라며 재배 과정의 어려움을 전했다. 다만 “귀산·귀촌인 분들께서 산양삼 재배를 먼저 배우면, 곰취나 산마늘 등 다른 임산물 재배는 아주 쉬워질 것“이라며 희망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14년 동안 1000명 넘는 수료생이 센터를 거쳐 갔다. 숫자만 놓고 보면 작은 교육장이지만, 그 안에는 도시를 떠나 산으로 향한 선택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지리산 자락의 작은 교실. 천천히 자라는 산양삼처럼, 귀촌인들의 새로운 삶도 조용히 뿌리내리고 있다.

11일 한국임업진흥원 남원임산물교육센터에서 우상길(왼쪽) 남원임업산업발전협의회장이 남원임산물교육센터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최동재 기자

최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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