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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송유관 실태] 노후화로 환경오염 우려…"군산지역 실태조사부터"
[주한미군 송유관 실태] 노후화로 환경오염 우려…"군산지역 실태조사부터"
  • 문정곤
  • 승인 2019.04.28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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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미 공군 군산비행장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사진제공=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시민모임
지난 2003년 미 공군 군산비행장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사진제공=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시민모임

TKP(한국종단송유관) 등 주한미군 송유관이 매설된 지역의 토양 오염 수준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된 기록은 물론 여러 차례 기름 누출사고를 일으킨 사례는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0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명숙 의원은 TKP 노후로 인한 부식 등 727곳에 결함이 있고, 관 두께의 61% 이상 부식된 곳도 9곳으로 드러났다고 공개했다. 당시 언론 또한 관 두께의 절반 이상이 부식된 곳만도 30곳에 이르러 대규모 기름누출 사태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환경부는 “노후한 TKP를 철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오염원이 되므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관련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조치로 한·미 양국은 송유관을 폐쇄하기로 합의, 대부분의 송유관을 폐쇄·철거하거나 교체 후 오염정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TKP, 기름 누출 사고 빈번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가 1992년 주한미군으로부터 TKP 소유권을 넘겨받은 이래 외부 충격 및 기타 요인으로 발생한 기름누출 등의 사고는 22건에 이른다.

실제 언론 보도 등을 보면 2001년 9월부터 2년여 동안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을 관통하는 TKP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일대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됐다. 당시 대한송유관공사가 안양시에 제출한 관양동 일대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복원공사 실시설계 보고서에는 송유관에서 발생한 기름유출로 토양 1만6131㎡가 지하 15m 깊이까지 광범위하게 오염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TKP가 매설됐던 전국 23곳의 토양 오염 수준이 환경부가 정한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된 기록도 있다.

육군본부 TKP사업단이 2008년 토양오염조사 전문기관인 (재)자연환경연구소에 의뢰해 TKP 458㎞ 주변 지역에 대한 토양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택시 팽성읍 대사리 농경지에서 토양의 유류 오염 판단기준인 TPH(총석유탄화수고)가 환경부의 허용기준치(500㎎/㎏)를 20배가량 웃도는 1만520.656㎎/㎏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4년 4월 경기도 안양시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인근 한 공장에서는 이 일대를 관통하는 TKP에서 누출된 유증기로 인한 폭발사고가 발생,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특히 미 공군이 주둔한 군산비행장에서는 2003년 기름 누출 사고가 발생, 3차례에 걸친 환경기초조사 결과 1604㎡의 토양이 오염(TPH 1022mg/kg 검출)됐으며, 17개 관정 지하수 성분 검사 결과 3개 지점에서 유류 성분인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군산시 조사 결과에서도 당시 토양분석 및 지하수 흐름 등을 확인한 결과 미 공군 군산기지 내 유류 저장시설 주변에서 기름 성분이 유출, 군산기지로부터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군산항 3부두 외곽에 자리한 주한미군 송유관 관련 유류저장소.
군산항 3부두 외곽에 자리한 주한미군 송유관 관련 유류저장소.

△정부, 군산 송유관 대책 마련해야

정부가 주한미군으로부터 송유관 시설 일체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후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자 국방부는 2004년 주한 미군 유류 수송체계 전환 합의 각서를 체결, 일부 구간은 폐쇄·철거하거나 교체 후 오염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설치된 지 37년 된 군산항 3부두~미 공군 군산비행장 간 송유관은 약 9km에 걸쳐 공단지역과 주택, 농경지 등을 관통한 채 현재 연간 15회 이상 유류를 공급하고 있는데도 국방부 등에는 관련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해당 송유관은 주한미군 소유라는 이유로 관리상태 등이 공개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환경 및 안전문제에 대한 국가적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한미군으로부터 도면 및 미군 자체 점검 등의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후 송유관 부식 상태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역민들은 “정부는 송유관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환경오염 및 안전성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대책 및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배제선 녹색연합자연생태팀장은 “정부는 SOFA 환경조항의 문제점 개선을 통해 주한미군이 사용 중인 송유관으로 인한 환경문제와 자국민의 재산권 침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지역에 매설된 주한미군 송유관은 총 2개 구간으로 군산외항~미 공군 비행장 구간은 군산항 3부두에서 공단과 농경지, 주거지 등을 거쳐 미 공군 군산비행장까지(총연장 9km) 지표에서 1.5~2.5m 깊이에 묻혔다. 내항~미 공군비행장 구간은 1940~50년대 매설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방부를 비롯한 어느 곳에도 관련 자료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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