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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미지로 선거 치를텐가 - 나경균

나경균(원광대 초빙교수,법학박사)

한때 우리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고 전국의 못생긴 남자들에게 희망과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타계한 코미디언이 생각난다. 그때 그 당시의 인기비결은 당연히 못생긴 얼굴이었다.

 

이와 정반대로 요즘 정치판에는 갑자기 나타난 선남선녀가 화제의 대상이다. 한사람은 춤바람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강금실 전 장관이고 또 한사람은 꽃 미남이라는 오세훈 전 변호사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잘 생겼다 는 것.

 

또 하나는 인기 연예인 못지않은 대중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사람은 참여정부 시절 여성으로는 첫 법무장관으로 정치판에 화려하게 등장하여 자유스럽고 튀는 행동으로 연일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의 초점이었고, 또 한사람은 변호사 시절 수려한 외모와 말솜씨로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벼 인기를 얻은 사람이었다.

 

이들이 한때는 정치권에 거리를 두고 영입이나 출마권유에도 손사래치며 애써 거부하여 우리들 마음속에 신선한 충격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상황변화를 빌미로 보라색 스카프를 매고 보무도 당당하게 청계천 꽃길을 따라 화려하게 정치권에 돌아온 사람이 있고 이에 질세라 고뇌 찬 결심이라는 군색한 변명 속에 녹색 넥타이를 매고 또 한사람이 돌아왔으니 이 두 사람 모두 어영부영 무임승차한 꼴이 되었다.

 

물론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나 정치적 자질을 빗대어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몇 개월 전 부터 서울시 발전 청사진을 내놓고 열심히 뛴 예비후보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현실 벽에 막혀 스스로 사퇴까지 한 사람이 나올 정도로 그 두 사람의 출마 타이밍을 탓 하고 싶다.

 

그래서 요즘 정가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이렇게 급조된 이미지 화장정치의 성패여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면서부터 서울시장선거는 이미지 대 이미지로 전락하고 말았고 정책대결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말았다. 시민들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이미지에 빠져 알맹이를 보지 못하고 겉모습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부 언론들마저 인기 투표식 여론조사를 앞 다투어 보도하고 이미지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 정치의 현주소는 후진국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듯 하다. 대중적 인기에만 편승시켜 연예인 인기 투표식 여론조사와 연예가 중계식 각종 이미지 포퓰리즘을 그대로 반영시키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나 선거 마지막에 가서는 이미지보다는 경험과 자질 그리고 역량을 갖춘 준비된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이제 다시 한번 우리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정책능력 통합능력 국제 감각 보다 이미지를 우선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치밀하게 준비된 컨텐츠가 시민들에게 어필되어야 한다. 서울시장 뿐 아니라 전북의 도지사와 시장 군수선거, 지방의원 선거 역시 단순한 인기로 선거가 치러져서는 안된다. 도민의 세금으로 월급이 충당되는 막중한 자리다. 철학과 소신 그리고 정책과 비전이 확고하고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지방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선거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나경균(원광대 초빙교수,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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