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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동문들 모금운동 적극 동참 - 김성규

김성규(전북대 사학과 교수)

하버드대학에서 생각한 것들

 

(1)하버드의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하버드대학이 미국 보스톤의 찰스강 어귀에 학생 9명으로 문을 연 것은 1636년의 일이었다. 그 발상지이자 현재의 중심지인 ‘하버드야드’에는 그 때의 모습이 연상되는 고색창연한 엷붉은 건물들이 푸른 잔디밭과 잘 어우러져있다. 26개의 장식문으로 둘러싸인 이 아담한 교정에는 하버드를 상징하는 건물들이 모여 있다.

 

그 중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는 현존하는 최고의 매사추세츠홀(1720년)의 1층이 총장집무실. 그 위가 신입생기숙사로 이용되는 점이다. 전통을 느끼게 해준다는 뜻에서 이지만 이 구조와 소박한 총장집무실은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곳을 벗어나면 분위기는 일변한다. 도로 위로 일반버스가 다니고 주로 현대식 건물들이 질서 없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다.

 

하버드야드만을 보고 ‘이게 다냐, 실망했다’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이 울타리 밖으로 약 500개에 이르는 대학시설이 일반 민가와 섞여 연연이 찰스강을 넘어 보스톤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이 대학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의 위치를 갖게 된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필자는 이 점을 여러 모로 조사 해보았으나 결국은 “돈”의 문제로 귀착했다. 미국에서는 대학의 성쇠도 돈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가 보유한 자산시가는 현재 총 292억불로 비영리재단으로는 세계2위이며, 대학 중 2위인 예일의 2배 규모이다. 그런데 이 자산은 주로 기부금으로 이루어진다. 1950년대만 해도 기부금 면에서 하버드는 예일과 차이가 없었다. 이후 예일을 두 배로 능가한 배경에는 동문들의 열렬한 동참이 있었다. 약6억불을 얻어 사상 2위를 달성한 작년도의 운동(fund-raising campaign)에는 동문단체의 참여율이 75%를 넘었다.

 

또 ‘하버드경영회사(1974년)’를 설립해 자본금의 운영과 투자에 성공했다는 점도 결정적이다. 이 때문에 그 사장은 최근 보스톤 레드삭스 라미레즈선수의 약 두 배가 되는 연봉을 받았다. 기부금에서 생긴 이익금은 하버드의 재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전북 예산(약3조)에 필적하는 하버드 1년 예산 중 30%이상이 기부금에서 나온 것이고 학비가 치지하는 부분은 20%를 넘지 않는다. 다만 이 돈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균등히 배분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만개 가까운 기증자(및 단체)의 기금으로 이루어진 292억불 중 85%는 그들의 뜻에 따라 각 학과, 연구소, 교수, 강의 등에 사용이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돈 잔치에 끼지 못하는 기관도 많다.

 

따라서 하버드의 모금운동은 거국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수익이 없는 곳은 쇠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하버드의 이 같은 면모들이 발전자금 유치에 노력하고 있는 전북의 대학들에도 교훈을 줄 수 있을지 음미해 볼 문제이다.

 

 

하버드-옌칭연구소 객원학자로 현재 미국 하버드 대학연구소에서 연구활동중인 김성규 전북대 사학과 교수가 하버드대학에서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점들을 매주 한차례씩, 모두 5회에 걸쳐 본보에 기고합니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 사학과와 일본 와세다대 동양사학과, 와세다대학원(문학박사)을 졸업했으며 현재 중국 하북대학 송사연구센터 연구원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김성규(전북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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