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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삶의 행적 흠있다 하지 않는 변함없는 우정 보석과 같아

최정선(수필가)

이 선생님께.

 

보내 주신 격려와 안부의 말씀 감사히 받겠습니다. 작은 일에도 잊지 않고 나누어 주시는 따뜻한 정을 헤아려 마음 더욱 그윽했습니다. 더구나, 바쁘신 중에도 모처럼 뵐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셨는데, 제 사정으로 뵙지 못하여 아쉽고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날이 좀더 환해지면 어느 한 날, 다시 뵐 수 있기를 청해 봅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나이가 웬만한 지금껏 유난히 세상일과 사람들에게 낯이 설어 다정한 친지나 이웃, 동문, 동학의 선후배들조차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제 어설픈 살의 행적을 흠 있다 하지 않으시고 강물처럼 언제나 변함없고 고요한 마음으로 대해 주시니, 그 오래고 순일한 우정이 제게는 귀한 보석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어두운 길을 가며 멀리 바라보는 불빛과도 같이 반갑고 마음 놓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장성하여 모두 곁을 떠난 요즈음 저는 많이 편하고 한가해져서 가끔, 가까이 불러주시는 문우들과 만나 아름다운 풍경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매향 은은하게 어리는 첫 봄을 따라나서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 지내시는지요.

 

우수, 경칩이 다 지나서도 찬바람과 눈비가 분분합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를 비껴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기를 빕니다.

 

/최정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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