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옥(시인)
Y선생님.
우기와 같은 습한 날들이 지나니 연일 계속되는 폭염주의보와 열대야가 슬럼프에 직면한 사람처럼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이 불볕 더위에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선생님께 소식을 못 드린 지가 삼 년이 넘은 것 같아요.
먹고 사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늘 삶에 쫓기며 살게 됩니다. 이루어 놓은 것도, 내세울 만한 것도 없기에 그저 열심히 살려고 앞을 향해 질주하는 차들처럼 앞만 보고 가려 했던 자신이 새삼 부끄럽고 소식 전하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을 떠올리면 넓고 푸른 바닷가에 온 것처럼 언제나 마음이 탁 트이면서 여백이 느껴지는 것 아시는지요. 상쾌한 바닷바람에 마음을 헹군 것처럼, 여름날 소나무 그늘에 온 것처럼요.
그래서인지 스승의 날이나 연말, 혹은 삶에 지치고 힘들다고 생각될 때면 언제나 선생님이 그리웠습니다. 제가 가장 어렵고 힘들 때 선생님은 늘 저를 믿어주셨고, 늘 따뜻하게 위로해 주셨지요. 그 믿음에 보답하도록 열심히 살게요.
언젠가 시간 내서 기향이, 명숙이, 정만이랑 꼭 찾아뵐게요.
선생님! 사랑해요. 힘내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오경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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