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초소 확대, 군의회 임시회도 무기 연기
"하마터면 모든 걸 송두리째 잃을 뻔 했죠. 파산은 시간문제였는 데 말입니다. 하늘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나 봅니다."
초유의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진 진안 마령에서 축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64)는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의 혈청검사 결과, 음성 판정 소식을 접하고 이같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씨의 말처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났다면, 발생지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서 소나 돼지를 키우는 10여농가에 1000여 마리의 가축은 모두 살처분될 처지였다.
뿐만 아니라 구제역이나 AI로부터 마지막 보루였던 청정 진안고원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인들의 방문 감소로 경제적인 타격 또한 만만찮을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이달 7일 오후 7시 30분께 통보된 구제역 음성 판정은 진안 관내에서 소와 돼지를 기르는 800여 농가에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유승현 진안양돈협회장은 "구제역이 한번 발생하면 지역 전체에 씻지 못할 상처를 가져다 준다"며 "불행중 다행히도 음성 판정이 나와 '구제역 발생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돼 한시름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회장은 "그렇다고 긴장의 끈을 늦출 순 없는 노릇"이라며 "자체 소독 등 차단 방역에 전력을 다하는 등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구제역 음성 판정에도 불구, 해당 농가 살처분 대상 돼지 9940마리와 함께 이들 돼지가 남겨 놓은 분변과 사료 등 부산물까지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에 걸쳐 모두 매몰처리됐다.
살처분에 동원된 인력은 60여명의 군청 공무원과 40명의 군부대원 등 100여명에 이르고, 이번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쏟는 예산(예비비)만 5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진안군 농업경제과장은 "매몰지가 산중턱에 위치한 데다, 한파까지 겹친 최악의 조건에서 진행된 살처분이라 힘들었다"면서 "모든 가축 수송차량과 사료·집유차량 등을 중점으로 철저한 소독을 벌여 구제역이 진안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진안군은 진안 IC 등 3곳에 운영해 온 방역초소를 관내 전 국·지방도 길목 6개소로 확대했다. 한편, 구제역 예방 긴급 간부회의를 가진 진안군의회(의장 박기천)는 12일부터 9일동안 예정되어 있던 '제182회 임시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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