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시설 공문 외에 현장 방문 및 조사 전혀 안 이뤄져
사고 발생 2주일 지났음에도 원인 규명 안 돼 ‘주민 공분’
“하수구를 통해 적지 않은 기름이 바다에 흘러 들어갔는데도 누구하나 관심도 없고 후속대책도 뒷전입니다. 섬 주민이라고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닌지⋯”
군산항에서 뱃길로 72㎞ 떨어진 전북 최서단에 위치한 어청도 바다에 원인을 모를 기름이 유출되면서 주민들 우려와 함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자체 등은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서기는커녕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어청도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전 10시 46분께 어청도 소류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다량의 기름이 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바다에 무지개 유막이 형성돼 있었고 기름 냄새도 심하게 났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한 주민은 “바다의 떠 있는 기름이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였다”며 “사태가 심각해 보여 바로 (해경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고를 접한 군산해경은 즉시 시료 채취와 오일펜스 설치, 유흡착제 살포 등 방제 작업을 통해 기름을 제거했다.
다행히 해경의 신속한 조치로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얼마든지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2주일이 지났음에도 원인 규명 등 후속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군산시에 민원이 제기됐지만 담당 직원들의 현장 출동 및 조사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취한 조치는 (기름유출이) 의심되는 시설 등에 의례적인 공문만 발송한 것이 전부다.
자칫 기름 유출이 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사태를 보는) 인식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어청도 내 기름유출 장소로 지목되고 있는 군부대나 발전소 측에서도 이번 사고와 관련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바다에 흘러간 정확한 기름 유출량과 사고경위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결국 중요한 원인 규명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정작 피해를 본 주민들의 속만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주민 황모 씨는 “바다에 기름이 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바지락도 캐고 해산물도 잡으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향후에도 기름이 또 다시 유출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영환 어청도 어촌계장 역시 “기름유출사고는 초동방제와 함께 유출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도 캄캄 무소식”이라며 “주민들의 걱정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도 시가 너무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초동대처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또 다시 기름이 유출되지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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