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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남원역 두고 엇갈린 의견…“보존” vs “철거”

(구)남원역사, 역사적 교훈의 장소 vs 공원 경관 장애물
시민단체, "(구)남원역사, 역사적 교훈의 장소로 남겨야"
남원시, "건물이 상징 경관과 핵심 요지 저해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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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원역사./최동재 기자

(구)남원역사 철거를 두고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남원시가 추진 중인 만인공원 조성사업에 (구)남원역사와 철로 등 시설 철거 계획이 포함되면서 시민사회단체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구)남원역사를 비롯한 기존 시설 철거를 통해 만인공원 상징 경관 회복과 관광명소화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역사적 가치를 이유로 이를 보존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남원역지킴이는 28일 성명을 내고 "(구)남원역사와 그 구간 철로는 일제의 만행을 기억하고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보존해야 할 역사적 현장"이라며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처럼 단순히 없애버리기보다는 그곳을 역사적 교훈의 장소로 남겨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1930년대 일제는 남원읍성이 있던 자리에 역을 건설하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훼손했다”며 “이것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만인정신과 민족의 정체성을 짓밟은 만행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제가 세운 남원역은 그 자체로 역사적 치욕의 증거이며, 이를 철거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며 “(구)남원역사를 보존하고 리모델링해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후대에 전하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만인공원 상징 경관과 핵심 요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남원역 기존 시설의 철거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시에 따르면, 시는 2027년까지 180억 원을 들여 (구)남원역 등이 포함된 8만여㎥ 부지에 관광문화생태공간인 '만인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만인공원은 남원읍성 복원사업에 따른 천년 읍성도시 이미지 제고를 비롯해 만인의총, 광한루 등 관내 역사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남원읍성 권역을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설계됐다.

과거 남원 원도심은 남원성의 정방형 구조에 맞춰 형성된 격자형 도로체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동학농민운동 전란 등의 여파로 남원성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고, 일제강점기 전라선 철도 개설 과정에서 남원성 북문이 의도적으로 철거되면서 가로체계가 훼손됐다.

가로체계는 도시계획이나 교통설계에서 도로와 보행자 경로, 자전거도로와 같은 가로(街路) 공간의 구조적 배치를 의미한다.

시는 남원읍성 북문 복원 등을 통해 과거 격자형 가로체계를 회복하고, 남원 1300년 역사의 본 모습과 전통성을 되살릴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만인공원은 정유재란 당시 만인의 열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장소로 활용하고자 조성될 예정이지만, (구)남원역사를 그대로 남겨놓게 되면 그 사실이 축소될 수 있다”며 “아직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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