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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자전거 브레이크에 생각 하나

오창수(익산보훈지청)

자전거로 떠오르는 조각들을 모아 보고 싶다.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시면서 농촌생활의 절기마다 때에 맞는 말씀으로 밥상머리 교육을 자주 해 주셨다. 부지런해야 한다하시면서 한 참 바쁜 여름철에는 아침 먹기 전 시원할 때 한나절 일을 할 수 있다며 형들을 채근하기도 하고 . . .

 

그 중에 매사에 방심하지 말라는 교훈으로 자전거에 관한 이야기 하나가 있다. 아마 광복전후 무렵에는 자전거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도 않아 지금 최고급승용차급이라고 보아야 되고 이를 가진 분들은 부유한 계층일거라고 짐작만 된다. 높은 산악지대인 운봉에서 남원으로 내려오는 지리산자락의 연재에서 어떤사람이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내려올 때 마침 여름날 바람이 불었던지 쓰고 있던 밀짚모자가 얼굴을 가려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안전사고가 있었다하시며 조그마한 일이라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의 말씀이셨고. . .

 

초등학교 다닐때만 해도 자전거는 마을유지들이나 타고 다니는 것이지 우리들에게는 먼 얘기였다. 그러다가 면소재지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되면서 자전거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때도 나는 자전거를 만져보는 것에 족해야 했다. 일부 있는 집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전거 양옆 핸들이나 짐 싣는 곳에 책가방을 맡겨 걸친 채 시오리길을 자전거에 맞춰 달려야만 지각을 면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는 시내유학으로 걸어서 그리고 군대를 마치고 한참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사실 자전거 탈 줄을 몰랐었다.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어 생활체육으로 테니스를 배우게 되어 이웃에 사는 목사님과 테니스장까지 자주 동행을 하였는데 그때 목사님은 자전거를 이용하고 그때도 나는 자전거 옆에 걷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어느 날 목사님께서는 자전거를 탈 줄 아느냐고 물어 모른다하니 자전거를 내주어 학교운동장에서 배우는 계기가 되어 자전거를 장만하였다. 맨 날 11자로 바쁜 때에는 뛰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천천히 걷던 생활방식이 자전거를 이용하고부터는 시간도 절약되고 달리는 상쾌함도 발견하게 되었고 . . . 지금도 출퇴근은 물론 웬만한 거리는 편리함 때문에 자전거를 애용하는 생활이 되었다. 이렇게 자전거를 애용하고 혹사시키다보니 며칠 전에는 오른쪽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 주중에는 시간이 바빠 고치지 못하고 불편하지만 조심하며 타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치기로 마음먹었던 오늘 아침 경사진 곳에서 조심하면서도 넘어졌다. 단순히 한쪽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니 절반만 속도를 줄이면 되겠다는 안이한 생각이 빗나갔다. 하나에 하나를 보태면 둘이 아니고 둘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흔히 말하는 相生의 原理, 윙윙의 효과라 할까?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자전거 앞바퀴를 제어하는 오른쪽 브레이크가 주 브레이크이고 뒷바퀴를 제어하는 왼쪽 브레이크가 보조 브레이크이란다. 브레이크는 균형을 잡아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는 개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적으로도 통합이 화두로 자리하고 있다. 5.31지방선거가 끝나고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각 계층간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다. 그에 맞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도 이번 기회에 몸의 균형뿐만 아니라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틀실한 마음의 브레이크를 장만하고 또 하나의 보조 브레이크를 달아야겠다.

 

/오창수(익산보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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