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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토끼띠, 토끼부녀 화가

계묘년 토끼띠 해를 맞아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예술인이 있다. 

그의 토끼그림이 몇몇 방송 드라마에 소개된 뒤 ‘행복토끼’ 작가로 유명해진 송지호 작가(48)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4일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 그의 주거지이자 작업장인 아파트 거실에서 만난 송지호 작가는 요즘 집중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행복 캐릭터 ‘토끼’처럼 해맑은 모습이다. 

그의 작업실은 30여 평 크기의 아파트 거실, 세밀한 작업을 위해 천정 등 옆에 보조 조명을 설치한 것 외에 특별한 것은 거실 벽면에 온통 토끼 그림이 걸려 있다는 점. 

하나 더 특별한 것은 한쪽 벽면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토끼그림들이 송 작가의 외동딸인 현지 양(12)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현지 양은 3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사탕을 입에 물고 스케치북에 붓질을 했다고 한다. 새도 그리고, 꽃도 그렸는데 송 작가가 딸 토끼의 작품을 모두 모아 거실 벽면에 걸었다고. 현지는 그림을 전공한 부모의 DNA를 제대로 이어받은 듯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대(미술대)에 가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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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화가 송지호 작가 가족.

현지 양도 토끼 그림 화력이 무려 9년이나 되다보니, 이제 토끼그림을 그리는 ‘토끼화가 부녀’의 주인공이 됐다. 

송지호 작가의 토끼 그림은 꽃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린 ‘오늘은 행복한 하루’부터 어린이 토끼가 시쿵한 표정인 ‘안그래도 지금 공부하려 했거등!!!’ 등 우리네 일상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자화상들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토끼를 통해 익살스럽고 동화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송 작가는 “토끼를 그리다보면 어느새 저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며 “토끼는 어떻게 보면 꼭 저 같아요. 그림을 그리면서 저의 내면을 이야기하는 것 같거든요. 뭘 의도적으로 덧붙이지 않고, 편안하게 저의 내면, 일상 행복을 토끼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끼 캐릭터 자체가 귀여운 이미지이고, 사람들이 그런 토끼를 보고 낯설어 하지 않고, 거부감이 없는 것은 그림 속 토끼에서 어쩌면 자기 모습을 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송 작가는 어쩌다가 실경 한국화를 접고, 토끼그림에 집중하게 됐을까.

그는 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실경 산수화 작업을 많이 했다.  

그러던 2011년 딸 현지가 태어났다. 송 작가가 1975년 토끼띠인데, 현지도 토끼띠에 태어난 것이다. 

“그 무렵에 그림 작업을 놓고 방황을 하고 있었어요. 실경 한국화에서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나만의 작품을 하고, 해석하고 싶은 변화를 모색했는데, 딸 아이가 저와 같은 토끼띠 해에 태어나면서 토끼 작업을 결정했어요. 귀여운 토끼, 아이한테도 도움이 될 만한 작업이라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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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현지 양이 그린 그림.

그의 실경 그림에서 토끼는 아주 작은 보조적 존재였을 뿐이었지만 2014년부터 그의 그림에서 풍경은 사라지고 토끼가 중심에 섰다. 잘 보이지도 않는 조연이 주연 자리를 꿰찬 것이다. 

이 때부터 송지호 작가는 토끼를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을 통해 딸, 아내 그리고 그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리고 주요 방송드라마 등에서 소개되는 등 인기에 힘입어 엄청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송 작가는 “딸아이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아빠의 마음과 교감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행복토끼로 탄생했다. 항상 미소짓고 있는 행복이처럼 딸아이도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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