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단발머리 찰랑대던 모습 꼬옥 안아보고 싶습니다

길영자(시인)

지원맘!

 

지금은 기억조차 잊어 버렸다 생각했는데 소중히 간직해 두었다가 이 좋은 계절에 싱그러운 찔레꽃 머금고 고운님 오듯이 내 젊은 날의 초상을 깨워주시는 편지를 받고 하루 내 내 마음이 설레였답니다.

 

지금도 서른해가 훨씬 넘는 동네 가운데 옛 우물은 변함이 없습니다만 생각 많고 욕심 많은 이 사람만 변해가고 있는것 같아 때로는 마음이 아픕니다.

 

지원맘!

 

그때였지요. 감색 교복에 하얀 칼라 반지르 다림질 해서 달고 단발머리를 찰랑대던 머릿결, 지금도 내 눈앞에 선연히 떠오르는 소녀입니다. 때로는 박꽃을 보는듯 하여 동네 밖으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넋놓고 지켜보던 날도 있었다는 것 아마도 모를것입니다.

 

지원맘! 세월을 넘기는 아름다움은 내면의 세계에서 오는지 서른해가 가까운 세월속에서 만나본 모습은 지금도 여전히 조용히 안겨오는 고움이라 반가웠습니다. 꼬옥 안아보고 싶어집니다.

 

/길영자(시인)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문화재·학술2025년 역사학회 연합학술대회 개최

전시·공연현대 한국 여성 서예 중진작가전 ‘어머니의 노래’ 개최

정치일반새만금 신항만, 국내 8대 크루즈 기항지로

전북현대[CHAMP10N DAY] 전북현대 ‘우승 나침반’ 거스 포옛·박진섭이 말하다

전주‘전주 실외 인라인롤러경기장’ 시설 개선…60억 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