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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불어터진 라면 눈물로 먹던 우리 20대는 어디에 있는지

이봉명(시인)

빈터에 앉아 하늘을 봅니다.

 

구름만 부산하게 산을 넘고, 소리 없이 떠나는 것도 나의 시린 뼈들로 그대의 마지막 슬픈 눈동자 위에 맺힙니다.

 

우리 시대의 날개 하나를 접고, 꽃들이 진다고 울던 그대 어깨 위에 어느새 강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어 요동치는 걸 오래오래 바라보았던 우리의 20대는 어디에 있는지요.

 

천근의 침묵으로 묵묵히 바라보던 바다, 그 바다 끝에서 몇 번씩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바다를 걷던 아득한 날의 그대 얼굴이 떠오릅니다.

 

폐간된 지방신문 일면의 기사처럼 사소한 일에도 칼날을 세우던 그대여, 낯 선 마을에 얹혀사는 일이 너무 힘들 때 내게로 한 번 오시지 않으시려나요.

 

낯 선 도시에서 불어터진 라면을 눈물로 먹던 시절, 우리를 버리지 않고 살아온 그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고 나무라지 마시고….

 

/이봉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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