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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실력있는 우리를 부르는 소리 이 가을 뼈시리게 느끼고 있다

이재숙(시인)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구나. 사랑스러운 아이들 잘 자라고 있겠지. 똑똑한 우리 솔이 눈망울이 선하다. 많이 보고 싶다.

 

한 달 넘는 여행에서 돌아와 며칠째 세벽을 가까이 하며 거의 깨어 있다. 시차적응이냐고? 아니다. 너희들을 가르칠 때 교사로서 내일을 보는 비젼이 참으로 부족했었다는 자책과 그것이 나 자신에게도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나가라, 세상은 넓다. 공부하라. 미지의 세상이 실력있는 우리를 부른다’라고 끝까지 북 돋우지 못한 부족한 나를, 내 삶의 이 가을에, 그것도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 더 뼈시리게 느끼고 있다.

 

미국과 카나다를 두루 다니며 부족한 언어와 내가 모르는 상황이 세상에 많이도 쌓여있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어찌 배우는 걸 멈출 수 있겠니. 시간이 흐를 수록 가족과 친구들이 어찌나 생각나는지 힘들었다. 그리운 것들이 그렇게 많은데 또 어찌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있겠니.

 

점순아! 삶이란 배워가는 과정이고 그 나머지 반은 사랑하는 일이라는 걸 세삼 말해주고 싶구나.

 

끝으로 둘째 민이는 사랑하는 일이 더 급한 것 같으니 하루에 세 번 씩 꼭 안아주도록 해라. 내 몫으로 한 번 더 껴안아주며 기도해다오.

 

/이재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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