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자박에 함유된 ‘리신’의 위험성
피마자박은 피마자콩에서 기름을 추출한 뒤 남은 찌꺼기이며, 피마자콩의 모든 부분은 독성이 있지만 특히 씨앗에 집중돼 있다.
피마자박에 함유된 리신의 독성에 대한 위험성 및 피해 사례는 일부 농업인 및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피마자박을 원료로 사용한 비료가 살포된 논과 밭에서 고양이와 개 등이 이를 섭취, 폐사하거나 비료를 살포하던 농민들의 중독 사례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학계에 보고된 동물 섭취 연구에서도 리신은 림프와 혈관에 의해 2시간 이내에 흡수되고 주로 간과 비장에 축적되며, 섭취 후 72시간이 지나도 약 20%~45%가 변하지 않고 배설될 정도로 강한 독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신은 요인 암살에 사용되는 등 생물학 무기로도 이용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전달된 독성 물질이 담긴 우편물에서도 범인은 ‘리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성 알고도 유비질비료 원료로 사용
농림축산식품부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시행지침’을 통해 피마자박을 원료로 제조한 유기질 비료의 포장지 전면에 붉은색 주의문구와 함께 개·고양이 등이 섭취할 경우 폐사할 수 있다는 문구를 적시토록 했다.
또한 피마자박을 수입·유통하는 A업체는 홈페이지 수입품 비료원료 목록에 피마자박은 강력한 혈구응집소(lectin)가 함유돼 사료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도 피마자박으로 재조한 유기질비료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를 들어 일부 매체 등을 통해 이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위험성을 알면서도 피마자박은 전국 비료공장에 사용되고 있어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고 독성 물질이 주변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연초박과 함께 피마자박을 원료로 비료를 생산하던 익산의 한 비료공장 집진시설에서는 리신이 검출된 바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30명이 집단 암에 걸렸다.
이 마을의 한 관계자는 “피마자박은 유기질비료 원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비료 살포시 피부나 호흡기로 리신이 침투하거나 비료 살포 후 비가 내리면 독성물질이 하천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독성 검사 등 규제 방안이 없다
피마자박은 청산가리 1000배에 달하는 맹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지만 수입 과정에서 유해 물질 검사를 받지 않는다.
비료원료용으로 수입허가서를 받아 입항 불가 사유가 아니며, 식품에 해당되지 않아 검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지자체를 비롯해 검역당국 등 유관기관들은 화주에게 검사를 강제하지 못한다.
검역본부는 피마자박에 대한 병·해충 검사만 실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비료관리법을 적용,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을 리신 시험연구기관으로 지정하고 비료완제품에 대한 리신 잔류량(법정기준치 10ppm 이하) 검사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생화학물질 전문가들은 리신의 독성은 비료완제품으로 생산되기 전 독성이 제거되지 않은 원재료가 상태에서 더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항만에 원재료 상태로 하역 및 장기간 보관하는 과정에서 대기중 바람 등을 타고 리신 성분이 이동할 경우 생명체의 흡입·섭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나서 현장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보관 및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