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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 코로나19 선별진료소 가보니... ‘언제 누군가가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사투의 현장

23일 익산시 보건소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직접 방호복 입고 문진표 작성 안내 체험
아침부터 이어진 불볕더위 탓에 땀범벅, 의사소통 원활치 않은 외국인은 특히 고역

23일 오전 익산시 보건소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방호복 등으로 중무장한 송승욱 기자가 문진표 작성 안내를 하고 있다.
23일 오전 익산시 보건소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방호복 등으로 중무장한 송승욱 기자가 문진표 작성 안내를 하고 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를 정도로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다른 그 어느 곳보다도 폭염과의 사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방호복과 마스크,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채 뙤약볕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마주하고 있는 선별진료소 현장이다.

가마솥 불볕더위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익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 현장 의료진들의 고충을 조금이마나 이해하기 위해 기자가 그곳 현장에서 직접 방호복을 입고 그들과 함께 땀을 흘려 봤다.

23일 오전 8시50분 익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

기자는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해 보건소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컨테이너 선별진료소 옆 공간에서 방호복과 페이스 실드, 머리망, 라텍스 장갑, 신발 커버 등을 건네받았다.

긴장감인지 무더위 때문인지 방호복을 입기 전부터 땀이 줄줄 흘렀다.

“허리춤에 있는 이 끈은 어떻게 묶어야 하나요?”

방호복은 착용부터 쉽지 않았다.

저마다 분주한 현장에서 민폐(?)를 끼치며 주위의 도움을 받아 복장을 온전히 착용하는 데만 5분이 넘게 걸렸다.

기자는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대기할 수 있도록 줄을 세우고 문진표 작성을 안내했다.

10분이나 지났을까.

방호복 안의 티셔츠는 금세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었다.

눈 밑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느라 페이스 실드를 연신 올렸다 내렸다 해야만 했고, 방호복 안 팔꿈치 끝자락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졌다.

라텍스 장갑을 낀 손은 흥건한 땀으로 퉁퉁 불어 버렸다.

바람 한 점을 허용치 않는 흰색 레벨 D 방호복보다는 한결 낫다는 간이 방호복이었음에도, 답답함과 무더움은 그냥 감수한 채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처음이라 힘드실 텐데요. 참는 수밖에 없어요”

익숙해지고 무던해진 것일까.

이곳의 현장 의료진들은 되레 이날 처음 체험에 나선 기자를 걱정했다.

화장실은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그냥 참아요”라는 답이 당연하다는 듯이 되돌아왔다.

그들은 그렇게 언제 누군가가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특히 아침부터 이어지는 불볕더위 속 방호복 중무장, 여기에 검사를 받으려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계속되는 발걸음은 정말 고역이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온몸을 써가며 문진표를 작성해야만 했다.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 탓에 가뜩이나 답답하고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데,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의 문진표 작성을 안내할 때는 땀이 2배는 더 흐르는 것 같았다.

“직장이 어디에요? 지금 일하는 곳 말이에요.”

더러 한국인 고용주가 같이 오거나 무리 중 한국어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는 이가 있으면 그나마 덜했지만, 외국인 검사자들 대부분은 통상의 경우보다 시간과 노력이 훨씬 더 필요했다.

선별진료소 현장의 의료진들은 그렇게 매일 폭염 속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상을 살고 있었다.

한 의료진은 “이곳 근무자들은 누구나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 않나”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러면서 “매번 강조되고 있는 부분인데, 모두가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외출·모임을 자제하고 마크스 착용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지키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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