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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 나온 전주 관광 케이블카] (상)기대와 우려

아중호수 일원, 제2한옥마을 만들어 체류형 관광객 늘린다는 계획
타 도시 성공사례 편승 우려, 한옥마을 경관자산 훼손 문제 등 지적
막대한 예산 확보안갯속…우 시장 공약사업 추진의지는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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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승암산, 아중호수 일대 자연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추진되는 '전주 관광 케이블카' 조감도. 사진제공=전주시

전주시가 현재 한옥마을에 집중된 관광콘텐츠를 아중호수 일원까지 확대해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이후 지역사회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시선이 집중되는 사업은 단연 '전주 관광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다. 시는 하늘에서 한옥마을, 승암산, 아중호수 일대 자연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약 3km 길이의 관광 케이블카를 만들어 호동골 일대에 새롭게 조성될 전주 지방정원과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케이블카 사업은 이미 다른 관광도시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있지만, 단순히 관광 활성화라는 가시적인 성과만 볼 것이 아니라 보다 대규모 개발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이에 전북일보는 두 차례에 걸쳐 아중호수 일원 관광 명소화 계획의 핵심 청사진인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에 대해 짚어보고,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4일 시에 따르면 전주 관광 케이블카는 오는 2029년까지 민간투자를 받아 사업비 600억 원 규모로 추진된다. 

지방정원 인근에 케이블카 승강장이 들어서면 아중호수에서 한옥마을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 기존에 산으로 가로막혀 단절됐던 공간을 하늘길로 연결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아중호수 재창조 작업'이 될 것이란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시는 지역 관광의 필수코스로 케이블카가 자리잡으면 더욱 많은 체류형 관광 수요가 창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전주 관광의 외연이 케이블카를 통해 동부권까지 확장되면 자연히 관광객들이 전주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 숙박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 대형 주차장을 함께 조성해 한옥마을 일대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시키고 교통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는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해 여수, 목포, 통영 등 관광도시를 선례로 들었다.

하지만 다른 관광 특화도시의 성공사례에 대한 단순한 편승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케이블카 붐'을 따라갔다가 기대했던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면 흉물로 전락할 우려도 있는 데다, 사업성이 없는 시설을 유지·보수하느라 애먼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등 '쓴맛'을 볼 수도 있다는 있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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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관광 케이블카 위치도. 사진제공=전주시

시민들은 전주가 오래 머물고 싶은 체류형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려면 야간경관을 활용한 볼거리를 개발하고, 여러 관광자원을 연계한 통합형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하는 무리한 개발을 경계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도시의 정체성인 자연환경과 경관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도시계획을 경계하는 입장에서 케이블카 설치가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현재 아중저수지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한옥마을 경관자산이 있는데, 이 일대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면 경관을 크게 해치게 되고 가뜩이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한옥마을 일원 자연경관 훼손에 기름을 들이붓는 꼴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기후환경 전주 유권자 행동은 지난해 기후·환경 측면에서 우 시장의 후보시절 공약을 분석했는데, 당시 케이블카 사업을 '나쁜 공약'으로 꼽았다. 단체는  "최근 많은 시·군들이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며 케이블카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실제 수익을 내는 곳은 손가락 안에 꼽힌다"며 "케이블카를 통해 '2000만 관광 시대'를 열겠다고 하지만 한옥마을의 경관과 정체성을 해치는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라고 사업 타당성에 우려를 표했다.

케이블카가 운영되려면 견훤왕궁터와 동고산성 등 문화재보호구역을 비켜 가야 하는데, 결국 기린봉 정상부에 정류장(관람대)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로 인해 전주 기린봉의 생태와 경관을 훼손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600억 원 중 상당부분의 예산을 민간 투자로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 여부도 안갯속이다.

후보자 시절부터 공약 사업으로 '전주 관광 케이블카'를 내걸었던 우범기 시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절차가 많겠지만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현장 브리핑에서도 우 시장은  "케이블카 사업 민간투자와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많아 예산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라고 밝히며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주의 도시계획은 역사 문화유산과 전통적인 색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도시의 미래 방향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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