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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동호천에 새해 길조 황새 80여 마리가 찾아왔다

멸종위기 1급·천연기념물 집단 도래… “미기후·풍부한 먹이·안전한 휴식처 덕분”

황새 80여 마리가 고창 동호천 일대에 집단으로 찾아왔다. 사진제공=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 박현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희귀 철새인 황새 80여 마리가 새해를 맞아 전북 고창군 해리면 동호천 일대에 집단으로 찾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

황새(학명 Ciconia boyciana)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된 국제적 보호종으로, 시베리아와 중국 등지에서 번식한 뒤 겨울철이면 한국 서해안의 갯벌과 습지, 논으로 이동해 월동하는 철새다.

이번에 고창 동호천에 나타난 황새들은 최근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남하하던 중, 먹이 활동이 용이하고 휴식이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되는 동호천 일대에 머무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대학교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강사 유칠선 씨는 “황새떼가 한 지역에 대규모로 도래했다는 것은 그 지역의 생태 환경이 매우 우수하다는 의미”라며 “동호천은 미기후 현상으로 갯벌이 얼지 않아 겨울에도 먹이 활동이 가능하고, 인근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온수와 유기물로 먹이원이 풍부하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호천 주변 전신주가 황새들의 야간 휴식처 역할을 하며, 주변보다 바람이 약하고 넓은 농경지가 펼쳐져 있어 천적을 감시하기에도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유 강사는 이어 “동호천의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려견 소음 관리, 추가 개발 억제, 특히 해안 주변 야간 조명 설치 사업은 중단해야 한다”며 “자연을 보존해야 황새뿐 아니라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 독수리, 목황새 등 다양한 희귀 조류가 공존하는 ‘조류의 천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동호천에 나타난 황새들은 한국에서 관리 중인 개체와 중국·러시아 등에서 자연 유입된 야생 개체, 일부는 일본에서 이동한 개체가 혼재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에서 관리되던 개체 1마리는 인근 동림저수지에서 관찰된 바 있다.

한편 고창군은 지난해 11월 ‘황새’를 고창갯벌의 ‘이달의 새’로 선정하고 멸종위기 철새 보호와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고창 서해안 일대는 석금류와 대형 조류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생태 조건을 갖춘 지역”이라며 “소득 창출을 위한 개발 이전에 생태적 검증과 보존 원칙이 선행돼야 미래 세대에게도 자연 유산을 온전히 물려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황새 집단 도래는 고창 동호천이 국제적으로도 가치 있는 생태 공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고창=박현표 기자

박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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