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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축제] 여든 일곱 할머니도 1176m 정상서 "지역화합"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무주군·영동군·김천시민 1000여명 참석

지난 10일 무주군 영동군 김천시를 잇는 삼도봉 정상에서 만남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다. (desk@jjan.kr)

지난 10일 흐린 날씨였지만 삼도봉 정상(1176m)은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 참석자들과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지역 간 불신의 벽을 허물고 화합과 공동발전을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돼 올해로 20회째를 맞고 있는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

 

무주군, 영동군, 김천시를 잇는 삼도봉 산봉오리를 오르려는 인파는 이날 오전 9시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산을 오르기 전 미리 먹을거리를 준비해 온 참가자들이 나눠 준 김밥 등으로 허기를 달랜 출정객들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오색 단풍이 물들어 가는 산행에 빠져들었다.

 

땀방울이 한두 방울 등줄기에 흘러내리면서 발걸음이 무거워지자 이네 물병을 찾아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물병 릴레이는 모두 이웃사촌이라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무주 설천면에서 참가한 정수리 할머니(87)의 아름다운 동행에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젊은이들도 힘 겨워 쉬엄쉬엄 오르고 있는데 정 할머니의 가벼운 발걸음에 요령을 피울수가 없었기 때문.

 

산 정상에 올르자 삼도에서 올라온 단체장들이 제례의식을 거행하면서 모두가 하나 되는 장을 만들었다.

 

행사가 치러지는 동안 등산객들은 석기봉(1200m)과 민주지산(1242m) 등 1000고지가 넘는 고산준령의 장대함을 맛보며 산행길에 오르는 이들도 보였다.

 

이날 행사는 삼도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동문화원(원장·정원용)이 주관해 삼도 화합 기원제와 기념식, 부대행사 등으로 진행이 됐다.

 

기념식에서는 지난 1989년 3시·군이 체결한 협약서 낭독과 함께 지역의 안녕을 기원하는 만세삼창, 북춤 등의 공연이 이어져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는 1989년 10월 무주군의 제의로 시작돼 매년 3시·군이 돌아가며 주관하고 있는 화합행사로 지역의 경계를 넘어 문화교류의 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년 행사에 참가한 김진태씨(41·무주군)는 "오늘의 행사는 20회의 전통이 실려있고 화합의 장인 만큼 삼도는 서로가 이해하고 도와가며 쭉 이어가길 바란다"며 "무르익는 낙옆을 보며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고 다음해를 기약하자"고 말했다.

 

행사 막바지에 이르자 누구랄것도 없이 각자가 가져왔던 음식물과 쓰레기를 서로 줍는 아름다운 모습이 이어졌다. 마음속으로부터 "모두가 선진문화 시민이다"라는 자연과의 대화가 들려오는듯 했다.

 

권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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