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는 120년만에 일제히 꽃을 피운 뒤 모두 고사한다'는 대나무 꽃과 관련한 얘기가 사실화 됐고, '이 꽃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도 우회적이나마 현실화됐다.(본보 7월 1일·12일자 12면 보도)
취재진이 진안 안천면 중리마을 야산의 한 죽전(竹田)에 '100년만에 핀다'는 희귀 대나무 꽃이 일제히 만개한 화제거리를 다룬 지 3개월 여만인 7일 낮 12시 그 현장을 다시 찾았다.
아쉽게도 갓 돌을 지난 아이 팔뚝만한 크기로 자라난 이 죽전은 황폐하기 이를 데 없었다. 푸릇푸릇하던 대나무와 그 죽(竹)을 감싼 희귀 꽃은 말라죽은 지 오래.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전언이 진언이 된 것이다.
마침 길을 지나던 노파 안광식씨(82)는 "60년 동안 이 마을서 살았지만, 올해처럼 대나무가 고사돼 가는 것은 처음 봤다. 옆에 있는 대나무 밭은 멀쩡한 데…"라며, 못내 아쉬워 했다.
취재진은 이를 뒤로한 채 그 노파에게 "혹시 대나무 꽃이 핀 뒤로 마을에 좋은 일이나 안 좋은 일이 있었냐"고 물었지만, 돌아온 답은 "별다른 일은 없었다"였다.
다만 동네 사람들을 통해 "죽화(竹花)가 피어난 지 1개월 후 안천중학교 출신 허광태(54) 서울시의원과 허재안(57) 경기도의원이 해당 권역에서 각각 의장자리를 꿰찬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더욱이 허광태 서울시의장의 경우 전국 시·도의회 협의회 회장까지 거머쥔 터라, 비껴가지 않은 행운에 마을 주민들은 일부 고무돼 있었다. 대나무 꽃과 관련된 행운이라는 생각에서다.
대나무 꽃은 대나무 번식과는 무관한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개화병(開花病) 혹은 자연고(自然故)라 불리우기도 하며, 일각에선 '영양설','화학성분의 변화설','유인설','기후설'등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때문에 지조·인내·절개의 꽃말을 지닌 이 꽃을 보면 행운이 온다는 말과 함께 대숲 전체에 일제히 꽃이 피면서 대나무가 지니고 있는 영양분을 모두 소모, 이로인해 모두 말라죽는 '비운의 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7월 관련기사가 본보를 통해 보도되면서 한때 이 꽃을 보려는 독자들의 문의전화가 1일 10여통에 이르는 등 비상한 관심을 끌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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